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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완벽한 가족 Mar 08. 2022

편견은 오히려 땡큐다


어떤 기준으로 배우자를 선택하셨나요?


 온라인 커뮤니티를 구경하다 보면 ‘배우자를 고를 때 뭘 봐야 할까요?’라는 질문이 자주 올라옵니다. 사연만 조금씩 다른, 같은 질문인데도 볼 때마다 재미가 있습니다. 모두가 같은 마음인지 삽시간에 무수한 댓글이 달립니다.


소거법을 적용하세요. “첫째 술 문제 없는 사람, 둘째 낭비벽 없는 사람, 셋째 폭력성 없는 사람”과 같은 식으로요. ‘없어야 할 것’을 제거해가면 좋습니다.     
거슬리는 것이 없는 사람이요.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소개하려고 할 때 꺼려지는 것이 단 하나라도 있으면 결국 실패하더라고요.     
식성이 같아야 합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매일 같이 밥 먹는데 이거 안 맞으면 은근히 신경 쓰입니다. 오죽하면 식구(食口, 함께 밥을 먹는 사람)라고 하겠어요.     
일단 이성으로 보여야죠. 손만 잡고 살 건 아니잖아요.         

 

 피식, 웃음이 나는 기발한 답변도 있고 묵직한 삶의 지혜가 담긴 답변도 있습니다. 댓글만 종합해도 꽤 완벽에 가까운 배우자감을 정의할 정도죠. 개중엔 마음이 무거워지는 답변도 있습니다.  

   

부모가 다 계시는 정상적인 가정에서 사랑받고 자란 사람이요.


 기혼자라 어차피 상관 없지만 관점에 의하면 저는 좋은 배우자감이 아닙니다. 한부모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입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양 부모 여부가 정상 비정상을 가르는 기준이 되는지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부모를 직접 선택할 있었나요?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만 18세 미만 아동이 있는 가구는 총 487만3000가구입니다. 이 가운데 부모의 이혼이나 사망 등으로 한 명만 같이 사는 가구는 7.8%로 조사됐으며, 부모 모두와 같이 살지 않는 아동은 4.3%를 기록했습니다. 전체 아동가구 가운데 12.1%가 한부모 또는 부모가 없는 가구인 셈입니다.


 누구도 스스로 부모를 선택할 수 없습니다. 태어났는데 부모가 모두 없을 수도 있고, 한 명만 있을 수도 있으며, 갑자기 돌아가셨을 수도, 잘못된 선택을 후회하며 갈라섰을 수도 있죠. 어찌 됐든 자녀가 선택한 상황이 아닙니다.


 아버지는 우리에게 이혼 사실을 전달하는데 서툴렀지만 역할을 다하는데 모자람이 없었습니다. 주 6일제 근무이던 시절, 일주일 중 단 하루를 빼고 30년 가까이 한 회사에 출근도장을 찍으며 두 딸을 키웠습니다. 부모가 되고 아버지를 더 존경하게 됐습니다.


 부모 모두에게 사랑받고 자라도 좋은 인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많습니다. 좋은 양육은 부모의 '머릿수'가 아닌 '그릇'에서 옵니다.





 

 누구나 편견은 있습니다. 부자면 부자여서, 가난하면 가난하단 이유로 상대를 정의합니다. 인간이 편견을 갖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그러나 편견을 내뱉는 순간 나도 편견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언제부턴가 편견맞서거나 분노하지 않게되었습니다. 오히려 티를 내주면 땡큐입니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와 마찬가지로, 곁에 오래 둘 지인은 ‘고르는 것’보다 ‘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소거법에 동의하니까요. 걸러져야 할 쪽은 한부모가정의 자녀가 아니라 한부모가정을 비정상으로 규정하는 이들입니다.


 사회에서 살아가는 이상, 편견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더 당당하고 행복해지는 길뿐입니다. 그것이 편견에 맞서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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