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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완벽한 가족 Jan 11. 2022

완벽한 부모라는 허상

빠꾸 없는 마라톤인데 좀 기어가면 어때요

 휴직 중 회사 선배에게서 카톡이 왔다. 


 잘 지내? 많이 힘들지? 출산하고 100일은 그냥 ‘미친년’이라고 생각해. 
동굴 속에서 지내는 기분일 거야. 건강하고, 사무실에서 보자!


 9년 차 육아 선배의 말엔 곱씹을수록 연륜이 담겨있었다. 호르몬 탓인지 감정도 그 무엇도 뜻대로 되지 않는 삶.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인 수면욕을 포기함은 물론집 밖을 나설 당연한 자유조차 허락되지 않은 삶. 



 그 무렵 나는 떡이 질대로 진 머리로 낮이고 밤이고 아이를 안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일상을 살고 있었다. 참새, 비둘기와 같은 날짐승을 진심으로 동경하고 부러워하며.    

 


 직장생활이 힘들면? 때려치우면 그만이다. 이직이라는 옵션도 있다. 하지만 부모가 되길 택했다면돌이킬 수 없다. ‘뒤로 가기’ 버튼도 치트키도 없다. 



 한계에 부딪히는 순간마다 ‘부모란 제 한 몸 갈아 넣어 자손을 키워내고 지구상에서 소멸해버리면 그만인 존재일까’하는 슬픈 의구심마저 든다. 학교는 물론 책, TV에서도 육아의 민낯을 제대로 일러준 적 없다. 누굴 붙잡고 억울하다고 호소할 수도 없는 내가 선택한 내 삶이다.     



 누구나 완벽한 부모가 되기를 꿈꾼다.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가 큰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 완벽함을 ‘도도하게’ 고수하기엔 육아라는 과정은 인간의 밑바닥을 끊임없이 시험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스스로의 불완전함’에 직면해야 한다. 자녀와의 삶은 하루 이틀 달리면 완주할 수 있는 레이스가 아니다. 더군다나 경제적 자립이 늦어지는 요즘, 양육은 30년 이상의 긴 호흡이 필요한 장거리 마라톤이 되었다.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을 아무리 뿌리치려 한들 바뀌는 것은 없다. 힘들면 바닥에 드러누워도 좋다기다시피 걷는 것도 걷는 것이다뛰지는 못해도 언젠가는 완주하겠지



 스스로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가냘픈 존재에 대한 책임감, 그 책임감으로 나는 어떻게든 부모로 살기로 했다. 넘쳐흐르는 모성애나 부성애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모성애부성애가 출산과 동시에 자동 생성되는 것이라면 친부모에 의해 학대당하는 아이는 이 세상에 없어야 한다부모됨은 노력과 인내의 연속이다.     



 자녀는 분명, 전에 경험한 적 없는 기쁨을 선사한다. 나를 꼭 닮은 존재의 행복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육아라는 여정은 초행길치고 난이도가 꽤 사악하다. 



 우리에게는 페이스메이커가 필요하다. 숨찰 때 격려해주고, 주저앉은 순간 손 내밀어줄 존재. 힘들 땐 좀 쉬었다 가도 돼너도 한계가 있는 인간일 뿐이야.”라고 말해줄 존재 말이다. 완전한 육아는 완벽한 부모라는 허상을 버리는 일로부터 시작한다. ■




'지속 가능한 육아'를 위해서는 자녀의 권리만큼 부모인 나 자신의 권리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위 내용에 따라 나의 하루를 점검해보자(초록우산 미래세대 부모교육 내용 중).




초록우산이 당신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1. 나는 어떤 이유로 부모가 되었나요?

2. 내가 지향하는 부모의 모습은 어떠했나요(어떠한가요)?

3. 자녀에게 나는 현재 어떤 부모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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