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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완벽한 가족 Jan 14. 2022

부모 되기 전 '이것'만은 꼭 하세요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부모 준비

자녀가 없는 친구들에게 종종 듣는 질문이 있다.    

 

부모가 되어보니 어때?”     


‘Delight’. 전에 없던 행복을 느낀다. 미처 알지 못했던 스스로의 잠재력을 확인한다. 어른이 되었다고 느낀다. 회사의 어떤 도전적인 프로젝트도 결코 나를 이만큼 성장시키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집안 상태는? ‘Disaster’. 양가 도움 없는 맞벌이 부부의 집은 한 마디로 재앙이다. ‘Less is more’를 최우선 가치로 외치던 미니멀한 집안은 블록 지뢰밭이 되었고(밟아본 자만이 그 고통을 안다), 음식을 만드는 중에도 설거지를 하지 않으면 손에 가시가 돋던 나는 한두 끼니 그릇쯤은 마치 ‘젠가(Jenga)’처럼 차곡차곡 쌓아둔다.     


이런 질문도 있다.     


부모가 되려면 뭘 준비해야 할까?”     


보통 이렇게 답한다.     


어떤 준비를 하더라도 실전은 360도 달라단지 부모됨을 준비하는 행위가 만족감을 준다면 뭐든 해봐도 괜찮아.”     


준비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뜻이 아니다. 부모가 되기 위해 경제적심리적체력적으로 스스로를 점검하고 다져간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그것들이 충분치 않아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그것만큼 필요한 것이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원 없이 해보는 것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것을 원 없이 해봐야 한다. 그래야 후회가 없다. 부모 이전의 삶에 후회가 없어야 행복한 부모일 수 있다.


우리 부부는 배틀그라운드라는 FPS(First-person shooter, 1인칭 시점에서 총기류를 이용해 전투를 벌이는 슈팅게임)게임을 좋아했다. 주말에 하루 10시간 이상을 몰입했다. 게임을 하다 보면 ‘치킨 먹는 맛(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이 게임에서는 ‘치킨’이라고 표현한다)’에 심취해 밝아오는 아침 해를 컴퓨터 앞에서 맞을 때도 있었다. 신혼 2년은 총질한 기억뿐이다. 


아이가 생긴 지금은? 컴퓨터 앞에 앉을 잠깐의 시간도 없다. 부모가 되면서 가장 먼저 버려야 했던 것, ‘게임’이었다.



▲ 부부 일심동체로 먹은 배틀그라운드 첫 치킨의 기억. 가운데가 나, 우측이 남편이다.


누구에겐 여행일 것이고, 누구에겐 쇼핑일 것이다. 자기계발일 수도 있고, 맛집 탐방일 수도 있다. 친구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는 것도 좋다. 그것이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질릴 때까지 해봐야 한다


부모들과 얘기하다 보면 ‘여행을 더 많이 갈걸’, ‘자격증을 따 놓을걸’과 같은 아쉬움을 토로할 때가 많다. 부모가 된 뒤에도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시간도, 체력도 충분하지가 않다. 일단 부모가 되면 아이를 키우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부모가 되어 이전과 같은 자유를 바라는 순간가족 모두가 불행해진다.     


몇 해 전, 취재 차 부모교육 의무화를 추진하던 한 가정법원 판사를 만나러 갔을 때 그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부모교육에는 딜레마가 있습니다교육이 필요 없는 분들이 교육을 듣고정작 교육이 필요한 분들은 교육을 안 들어요스스로 부모 자격을 확인하려는 분들은 대부분 누군가의 가르침이 필요하지 않습니다고민한다는 자체로 충분한 자격이 있는 거죠.”     


부모됨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이들에겐 사실 거창한 교육이 필요 없다. 오히려 이렇게 말하고 싶다. 

    

자녀를 계획하고 계신가요그렇다면 지금 바로좋아하는 것을 질릴 때까지 하세요!” 





[초록우산이 당신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1. 나는 부모가 되기 위해 준비를 했나요? 준비했다면 어떤 일이었나요?

2. 부모가 되기 전 나는 어떤 것을 하길 가장 좋아했나요? 그것을 충분히 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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