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달림

by 정현민

시달림


낯설게 뜨겁거나

낯익게 차가운

빈 들에 시선들이

마른풀 같은 나를

훑고 지나가고


들릴 듯 말 듯한

한숨과 푸념이

커진 귀로

성큼 다가와

똬리를 틀고 앉아


새로울 것도 없이

끝도 없이

흐느끼거나 소리치며

보채며 매달리거나

흔들며 잡아끌어서


난 오늘도

가지 끝으로 불려 나가

젖은 바람에 흔들리며

잎이 나오지 않은

겨울눈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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