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無題)

by 정현민

무제(無題)


하루는

까마득하거나

아득한 것들 사이에서

정처 없이 떠돌고


좋아했던 것들과

하고 싶었던 것들은

앞다투며

내게서 멀어져


나는 굳이

찾거나 잡지 않은

인연들의

먼발치에 서서


고마웠다거나

미안했다는 말 한마디

뱉어내기를

주저하다가


오늘도

결핍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기 위하여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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