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 (줄여서 여치라고 했었다) 노래들을 많이 좋아했었는데, 그중에서도 어쿠스틱 기타와 새벽곤충들, 개구리 울음소리, 그리고 개소리(?)만으로 반주가 이루어진 이 명곡을 가장 좋아한다.
이 노래를 오랜만에 떠올리게 된 계기는 이렇다.
유튜브를 보다가요즘 핫한 배우 김지원의 영상을 보게 되었고, 또 오란-씨의 광고를 보게 되고, 오란-씨의 광고를 보다 보니 가수 윤형주의 CM송 메들리를 듣게 되고, CM송을 듣다 보니 가수 이종용의 '고엽(오란-씨의 원곡)'을 듣게 되고, 고엽을 듣다 보니 같은 가수의 '겨울아이'를 듣게 되고, 오랜만에 기타로만 반주가 이루어진 노래가 생각나서 결국 '별이 진다네'로 이어졌다.
참으로 기이한 연결이다.
이 노래를 내가 특별히 기억하고 추억하는 이유는 대학시절 기타를 처음 접하고는 목표로 삼았던 노래가 바로 이 노래 '별이 진다네'였었기 때문이다.
기타를 하나도 못 치던 때에 누구나 그렇게 시작하듯이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독학하기 시작했고, 잘 치지는 못했지만 기타를 치는 목적이었던 '별이 진다네'를 완주하기 위해 열심히 열심히 연습했었다. 그리고 마침내 어설프지만 이 노래를 완곡할 수 있었을 때의 기쁨은 당연히 이루 말할 수 없었고 말이다.
한동안 '먼지가 되어'와 함께 정말 많이 연주하고 노래했던 곡인데, 취업을 한 후 기타를 손 놓고는 오랜 시간이 지나 이제는 더 이상 연주를 할 수 없게 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손에 익으면 다시 기타를 잡아도 연주가 된다고 하던데, 나는 그 경지까지는 연습을 하지 않았었나 보다.
몇 년 전에 오랜만에 먼지 쌓인 기타를 꺼내 연주해보려고 했다가 바로 다시 창고로 직행했던 것 보면 대학시절 나의 기타 연습은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영화 품행제로 중, 기타를 치다 던져버린 딱 이 모습 ㅎ
그렇게 시작했던 기타 연주와 기타 사랑이 포크송에서 록음악으로 그리고 메탈로까지 연결되었고, 지금도 이 장르들을 가장 좋아하기에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는 멋지게 기타를 연주하는 상상을 하지만, 현실은 듣는 것으로만으로 만족하며 살고 있다.
그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여유만으로도 어디냐 하면서...
그럼에도, 언젠가 은퇴를 하면 다시 기타를 연습해 보리라 다짐하면서 일요일 오전에 '별이 진다네'를 반복해서 듣고 있다.
이미 밝은 낮이 다가와서 곤충소리, 개구리소리, 개소리는 안 들리고 옆에서 간식 달라고 찡찡대는 나무씨(고양이) 소리만 들리는 일요일 오전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