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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 Jul 21. 2024

소장용 책 만들어보기

경험 공유하기

글쓰기 취미를 시작한 지 어언 1년 하고도 3개월 정도 되었다.


  사실 2018년에 세웠던 목표 중 하나가 2020년까지 단편소설이든, 에세이든 다른 글이든 개인소장용으로 책을 만들어서 지인들에게 나눠줘야지 였다. 생각만 하고 바쁜 일상이라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친구의 권유로 브런치를 알게 된 덕에 작년에서야 숙원? 취미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던 중, 잡문이 아닌 평소 관심 있던 분야에 대해 조금 긴 글을 적어봐야겠다 싶었고, 올봄에 시작해서 마무리를 하면서 그 결과물로 소장용으로 소량 책 만들기를 해보았는데, 생각보다 꽤 괜찮은 경험이었고 재미도 있었다.

제가 방해한 건 아니라옹~

  전문가가 아니기에 글편집을 위한 전문 프로그램이 아닌 MS워드를 사용해서 편집해서 PDF를 만들고, 표지도 파워포인트로 디자인해서 만들었기에 아마추어의 체취가 물씬 나겠지만, 첫째, 개인적인 기록의 차원에서 그리고, 둘째, 취미로 소장용으로 책을 제본하고자 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도움이 될까 싶어, 책제본 경험글을 써보기로 했다. 완전 취미의 영역이라 정식 발간은 아닌 소량제본이며, 글자 중심의 을 만들어본 경험담 수준으로 적어보면 이렇다.


1. 편집하기


 1) 사용툴 : MS워드. 엑셀이나, 파워포인트는 자주 써도 워드를 쓸 일이 없다 보니, 기본기능 익히는데 꽤 애먹었다. 그나마 기본 기능정도 만으로 편집하기까지 2주 넘게 걸린듯하다. 기능을 알고 있거나, 익혀놓으면 도움이 꽤 될 것이다. 참고로 알아보니 전문툴은 월구독료가 꽤 들어서, 그만 알아봤다.

 2) 책크기 : 일반적인 인문학 책 등에서 사용하는 A5 사이즈로 했다.

 3) 여백 : 일반적인 A5 사이즈의 책을 여러 권 참고해서 정했다. 제본을 고려하면 좌/우여백이 페이지마다 달라야 하는데 워드 기능을 잘 몰라서, 좌우여백을 동일하게 했다. 좌우 2.16cm으로 하였고, 위는 2.0cm, 아래는 2.54cm으로 선택했다. 그렇게 한 이유는 4)번의 내용과 관련이 있다.

 4) 글자크기와 페이지 내 글자 수 : 글자크기는 10~11 중에서 택했다. 보통의 책들은 한 줄에 공백포함 한줄에 35자 전후, 한 페이지에 21~23줄 정도로 되어있었다. 글자크기를 키울 경우, 글자간격을 줄여서 해야 하는데 글자크기를 10으로 했더니 자간은 넉넉한데, 글씨가 작은 감이 있었다. 11로 할 경우에는 글자간격을 '좁게'로 선택하고 0.7로 설정하는 것을 권장하고 줄간격은 1.5로 한다. 그렇게 하면 출판된 책들과 같이 한 줄에 35자 전후, 한 페이지에 21~23줄이 나온다.

그리고, 반드시 페이지의 글 맞춤을 '양쪽맞춤'으로 해야 책처럼 보인다.

유시민 작가님의 책도 참고했습니다. 이런 형식을 지향했죠.

 5) 페이지와 바닥글 : 페이지는 원래 홀짝 페이지별 배치를 달리해야 좋은데, 할 줄 몰라서 가운데 배치로 했다. 바닥글은 단락별로 적고 싶었으나 워드기능을 모르다 보니 안 적었는데, 이 부분이 제일 아쉽다.

 6) 목차 : 여러 유형이 있는데, 내 글은 110페이지 분량이라 목차가 많지 않아 가운데 배치로 했다.

 7) 장 구분 : 책마다 유형이 여럿이지만 나의 경우, 이미지를 넣고, 장의 제목을 넣는 방식을 택했다.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인쇄 페이지가 증가하기도 한다.

 8) 표지 만들기 : 우선 표지는 개별디자인 표지를 적용하는가에 따라 방식이 다르다. 개별디자인인 경우, 비용이 더 들어간다. 개별디자인을 할 경우, 책의 장르에 따라 비슷한 책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 지정학 책이다 보니 지도형태의 무료이미지를 활용해서 파워포인트로 만들었다.

  표지는 업체에 따라, 뒷면까지 하는 곳도 있고 앞면만 하는 곳도 있었는데 나의 경우, 뒷면까지 만들었다 보니 예상되는 책 두께 (책등의 폭)을 고려해서 파워포인트에서 지정사이즈의 양식을 만든 후, 이미지를 넣고 PDF로 만들어서 업체에 보냈다. 표지 디자인 할 때에는 폰트, 크기, 위치와 책등의 제목 배치, 후면의 글자 추가 유무 등을 고려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개인별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없지만, 표지가 책의 얼굴이다 보니 여러 자료들을 참고하는게 좋겠다.

 9) 검사하기 : PDF로 만든 후, 몇 차례고 계속 점검을 한다. 제본하기 전에는 워드 상태에서 보는 것보다 PDF에서 볼 때, 고칠 점이 꽤 많이 발견된다.


2. 테스트 제본해보기


 1) 테스트 제본을 해야 하는 이유 : PDF로 검사하더라도, PC에서 볼 때와 제본해서 볼 때 희한하게도 안 보였던 오타라던가 맥락이 이상한 부분, 그리고 전체적인 디자인 변경점들이 잘 보인다. 실제 책형태로 볼 때의 느낌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들더라도 꼭 테스트 제본 해보기를 권장한다.

 2) 업체 선정 : 인터넷에 나온 업체들을 선정할 수도 있지만, 주변에 제본업체가 있으면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방문 시, 종이질감이나 방식 등을 들어보는 게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테스트 제본과 정식 제본업체가 같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에도 테스트 제본과 정식 제본을 다른 곳에서 했는데, 업체가 괜찮다면 같은 곳에서 하게 될 경우가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3) 내지 선택 : 보통 글자 중심의 책에서는 미색모조지 100g 정도인데, 이 정도면 일반 책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4) 표지 재질 선택 : 스노우지 250g이나 아르떼 210g 등 취향에 맞게 지정하면 되는데, 표지의 두께감이 생각보다 안나왔다. 그래서 표지에 날개를 추가했는데, 참고로 날개 추가는 일반 무선제본 업체에서는 안 해준다. 제본업체에 물어봤더니, 날개 추가의 경우 비용과 품이 많이 들어서 일반 제본업체에서는 잘 안해주는 것 같다.

 5) 테스트 인쇄부수 : 처음에 여러 권을 인쇄하면 낭패다. 나는 처음에 5권을 테스트 인쇄했는데, 실제 점검에 사용한 부수는 1권이었다. 나머지 4권은 어디 선물도 못하고 그냥 기념으로 남을듯...


3. 실제 제본하기


 1) 제본 부수결정 : 처음부터 많은 부수를 하기보다는 필수적인 수량만 제본해 보고, 마음에 든다던가 지인들에게 더 많이 공유하고 싶다면 추가로 제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물론 배송료가 추가로 들긴 하지만 말이다. 제본 부수를 결정하기 전에 누구에게 선물할지 명단을 정해 보는 것도 좋은데, 모두 용돈 사정에 따라 결정될 일이다.

 2) 업체 선정 : 테스트 인쇄에서 수정할 부분을 수정한 후, 테스트 제본업체에서 제본할지, 다른 업체에서 제본할지 등을 선택한다. 나의 경우, 실제 제본은 처음 하다 보니 정말 책처럼 보이려고 권당 비용이 더 들더라도, 전문 자가출판플랫폼에서 진행했다. 비용은 좀 더 들었지만, 양식에 대한 피드백도 주고 결과도 만족스러웠는데, 발간하려는 책의 부수가 많을수록 부담이니 잘 결정해야 한다.

아쉬움이 있지만 다음 번에 더 잘...

4. 자랑하기/선물하기


 이제 선물할 시간이다. 우편이나 택배비가 생각보다 비싸니 선물할 방법도 잘 고민하기 바란다. 사실상 2~3만 원 수준의 선물을 하는 셈이다. 부디 책장에만 꽂혀있지 않기를 바랄 뿐.


  퇴근 후 밤늦게까지 편집하랴, 이것저것 알아보랴 꽤 번거로운 과정이긴 했지만, 첫 제본이다 보니 뿌듯함도 있었고 재미도 었다. 


  덧붙여서, 브런치에 글을 올리시는 분들, 여력이 된다면 개인소장용이든, 선물용이든 실물 책으로 만들어보면 꽤 재미있는 경험이 되니, 해보시기를 적극 권장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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