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사색
최근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서 보기 드문 일이 일어났다.
뉴스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통상의 정상회담과도 달랐고, 대화의 수준도 달랐을뿐더러,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우리나라의 최우방국인 미국의 태도도 달랐다. 배경과 원인이 된 것들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들이 있고, 개인적으로 전쟁 전,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선택을 좋게 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이번 회담에서의 사건이 어느 한편이 잘못했다고 말하기에도 민감한 사안이라, 누가 잘했네 못했네를 말하기보다 그 회담장면을 보고 내가 느낀 점은 딱 두 개였다.
"강해져야 한다!"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이 말은 서로 연관된 말이기도 한데, 비단 국가와 국가 간의 이야기에 적용되는 것을 떠나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서도 적용되는 말일 것이다. 작게는 내가, 확대해서는 국가가 당당할 수 있는 위치에 있고서야 가슴을 펴고 발언하고 얻고자 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이 것은 우크라이나의 상황이나, 그들이 몇 년 전 어떤 선택을 했는가, 그리고 몇 년의 과정에서 과연 그들이 잘 해왔는가를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상황을 보니 인생에서도 역사에서도 느껴진 점이 많아서이리라.
어릴 적에는 착하면 다 되는 줄 알았었다. 아! 물론 나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선의가 기본이어야 하겠으나, 그것만으로 무엇인가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힘을 갖고 있을 때 선의를 실행할 수 있는 것이요, 선의가 있을 때 힘을 선하게 쓸 수 있는 것이라는 상호 보완적인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드는 생각은 강한 무엇이 바탕이 되지않고 그냥 착하기만 해서는 안되는구나를 이제라도 알게되었달까.
또한 사람 간의 관계도 그렇고, 국가 간의 관계에서도 맹목적인 타인, 타국, 또는 어떤 존재에 의존하는 것은 좋은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의존은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 변명을 하기에는 좋지만, 변명을 할 수 있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자주적인 해결을 하지 못하면 결국 의지와 상관없는 결과를 불러오니까 말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 중 하나인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의 말 '행운이란 준비가 기회를 만날 때 온다.'라는 것을 조금 달리 변형하면, 승리는 준비가 된 자가 기회를 잘 활용했을 때 오는 것이라고 바꿔볼 수 있을까...
희한하게도 올해 삼일절은 나름 충격적인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을 통해 절대선이란 것도 없고, 절대적인 친구관계라는 것도 없는 이익만이 우선되는 냉혹한 현실이 체감되는 그런 날이었다. 그것이 106년 전 삼일운동이 현재의 우리들에게 전하는 메세지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덧붙임. 그렇지 않아도 뒤숭숭한 세상에 재미있는 이야깃거리 찾기도 그런데, 참 충격적인 뉴스를 보다 보니 그냥 일기처럼 주저리주저리 적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