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과 진지 사이
온통 세상이 이란 전쟁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관심이 없던 사람들조차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마당에 나와 같이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더욱 유심히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뉴스나 각종 매체에서 전해지는 소식들을 통해 각자 자신의 관점으로 파악하고 이해하고 있겠지만, 나에게는 문득 어떤 질문들이 떠올랐다.
그 질문에 대한 의견과 답은 당연히도 뉴스에서 다루지도 않을뿐더러, 다룰 이유도 없는 것들이다. 그래서, 이란사태에 대한 이야기를 지정학과 경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관련된 세 종교를 좋아하지 않고 이기적 유전자에 의한 성악설을 옹호하는 무신론자로서, 종교에 관심이 아주 많은 개인으로서 다루어보는 조금 긴 글을 적어본다.
그렇다. 이 글은 종교를 이용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생각들이다. 따라서, 관련한 종교들에 대한 불편한 이야기가 있다는 점을 미리 밝히고 시작하고자 한다.
이 사태를 하나의 극으로 본다면, 주인공은 크게 셋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이다. 그리고 개전을 시작한 미국의 공식적 입장은 '임박한 위협 제거를 통한 미국 국민 및 동맹국 보호'다. 임박한 위협은 이란의 핵개발과 미사일에 의한 주변국가들의 위협을 말한다.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 이란 내부의 비인도적 시위진압과 관련한 정권교체를 천명했다.
그래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했고, 그 결과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를 비롯한 지도세력과 군부세력을 제거되었고 이후, 중동은 사실상 전쟁상태로 돌입하였다.
현재 세 주인공인 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을 대표하는 인물은 각각 도널드 트럼프, 베냐민 네타냐후, 그리고 사망한 알리 하메네이다. 그리고 각 국가와 인물들은 기독교(중에서 개신교), 유대교, 이슬람교를 대표한다. 알려졌다시피 트럼프는 독실한 개신교 신자이며, 그의 측근들과 지지세력은 미국 개신교 세력인 MAGA세력이다 (미국 대통령은 성경에 선서한다). 네타냐후는 당연하게도 독실한 유대교 신자이며, 하메네이는 이슬람 시아파의 최고 지도자였다.
즉 이 사태의 이면에는 세 종교가 존재하며, 알다시피 세 종교는 각 나라의 언어로 여호와, 아도나이, 알라라고 불리는 동일한 신을 믿으며, 모두 그 신으로부터 첫 계시를 받은 아브라함의 종교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세 종교는 모두 모세 5경을 가장 중요한 경전 중 하나로 택하고 있다. 즉 동일한 신의 동일한 계시를 따르는 종교이며, 그 종교의 신자들이 이끌고 지지받는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이란은 도시국가와 같은 소국가를 제외한 규모가 있는 국가 중에서는 유일하게 신정체계를 채택한, 즉 신의 대리인 또는 종교지도자에 의한 종교적 권위가 국가 통치의 중심이 되는 국가이다. 이란은 아랍국가가 아닌 페르시아 계통의 국가로, 역사적으로 그들이 이슬람을 이끌어야 한다는 신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이란의 헌법에는 종교적 지향성이 정확히 명기되어 있는데, 11조는 이슬람의 단결, 12조는 이란의 국교 이슬람과 종파에 대해 명기하고 그 규정을 따르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신정체계가 되게 된 배경에는 현대 이란의 역사는 영국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세력의 석유장악을 위한 정치적 놀음으로 비롯된 정치, 경제의 혼란이 있으며, 이에 따라 서구세력에 대한 깊은 반감이 있는 국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에 폭사한 하메네이는 이러한 신정체계의 최고 지위에 있는 인물로, 민감한 비유지만 이란이 왜 결사항전을 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려면 마치 이슬람 세력이 바티칸에 미사일을 쏴서 교황이 사망하였다 라는 것이 그들이 받는 느낌이라고 이해하면 조금 더 이란의 입장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바티칸도 신정체계의 국가다. 참고로 내가 이란을 옹호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이해하려면 이렇단 것이다.
이 부분은 공식적인 내용이 아닌, 여러 전문가들의 각자의 의견을 토대로 필자의 의견을 정리한 것이다. 그래서 다른 의견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먼저 밝힌다.
첫째, 미국의 입장이다. 여러 의견이 있지만, 미국 대외적으로는 트럼프의 관세정책의 실패(위헌판결)에 대한 대안으로 중동 통제를 통한 대중국 견제와 석유에너지 통제권 강화를 이야기하기도 하며, 미국 내부적으로는 공화당의 지지층인 MAGA세력과 민주당과 동거관계에 있는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역학관계 개선, 그리고 11월 중간선거에 대한 보수층 결집을 꾀한다는 의견이다.
둘째, 이스라엘의 입장이다. 이스라엘은 미국을 등에 업고 중동에서의 맹주 내지는 지배자가 되고자 한다. 아브라함 협정 즉, 동일신을 믿는 종교국가 간의 평화협상을 통해 수니파인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 등을 통해 일부 이슬람 국가들과의 이해관계 개선을 했지만, 공동의 적인 시아파 이란은 숙적관계에 있으며 이란의 탄도미사일에 의한 위협은 항상 이스라엘의 골칫덩이였다. 그래서, 이란의 세력약화 내지 무정부화를 통한 정치/군사적 중성화를 위해 미국의 참전을 오랜 기간 배후로비 해왔다. 그리고 미국은 이런 이스라엘을 미국의 중동 대리인으로서 활용하고자 한다.
셋째, 이란의 입장이다.
이란은 오랜동안 미국과 서방세력의 경제제재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내왔다. 그래서 이번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경제적 고립 탈출, 체제인정과 이슬람 국가들 사이의 패권의 유지를 원했으며, 협상에 있어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여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고 싶어 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모두 아는 바와 같고 말이다.
여기까지는 현 이란사태에 대한 지정학적 관점의 내용이었다. 중간 정리를 하자면, 중동을 배경으로 국가 간의 이익을 중심으로 한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같은 목적을 가진 두 국가와 공공의 적인 한 국가가 충돌한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런 관계는 현대 역사에 있어 반복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국가들은 세 종교를 대표하고 있으며 종교적 지향점과 윤리들을 강조하는 국가라는 점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그 종교적 지향점과 윤리가 모두 같다. 모두 모세 5경으로 대표되는 구약성경을 근간으로 하며 (이스라엘은 모세 5 경인 토라를 경전으로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예수라는 존재와 설파한 내용의 인정유무, 이후 탄생한 무함마드라는 계시자의 가르침이랄까. 그 차이도 결국 신의 대리인 또는 동일존재로 같은 신의 뜻을 전했다고 하는 것이니 결과론적으로는 차이가 없어야 한다.
그 신이 제대로 일을 했다면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서로 이단처럼 여기면서도, 각 국가들 또는 특정 국가들의 리더가 취하고자하는 정치적 사익을 위해 타협과 대립하는 관계랄까. 무신론자인 내가 보기에는 말이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신의 뜻을 몰라서, 또는 무지해서 그렇다는 의견을 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질문을 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역사적으로 신의 뜻을 안다라던가 계시를 받았다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어왔다. 여담이지만 의외로 현대 대한민국에서도 그렇게 주장했거나, 대리인이라는 사람들은 꽤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이 어떤 사람들 인지도 알기에 통계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자면 나에게는 신의 뜻을 안다는 사람들의 신뢰도가 높지 않다. 직장인의 관점에서 실제 전지전능한 신이라면 이렇게 일을 하실까 싶기도 하고 말이다.
나로서는 종교를 믿지 않다 보니 더욱 신의 뜻을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이러한 질문은 할 수 있기 마련이다.
세 종교의 근원이 되는 한 가지 이야기, 즉 모세 5경에 나오는 그분의 뜻은 과연 무엇일까? 그분의 뜻이 무엇이었기에 역사적으로 종교에 따른 비극들이 반복되는 것일까? 우주를 창조하고, 복잡한 생태계를 설계할 정도의 그분이라면 전지전능할 텐데 더불어 윤리적인 존재인가?
논리적으로 가정을 해보자면 첫째, 전지전능하지만 윤리적이지 않은 존재일 경우, 둘째, 전지전능하지는 않지만 윤리적인 존재일 경우, 셋째, 전지전능하고 윤리적인 존재일 경우, 넷째, 전지전능하지도 않고 윤리적이지도 않을 경우를 상정해 볼 수 있는데, 이 모든 경우에 대해서 내가 믿음을 가질만한 이유를 구하지는 못했다.
첫째, 전지전능하지만 윤리적이지 않다면, 혹자는 따르는 사람들도 있겠으나 내가 따르고 싶은 신은 아니며, 둘째, 알고 보니 전지전능하지 않지만 윤리적인 존재라면 전지전능하지 않으면서 거짓을 말한 것이니 윤리적이지 않은 존재이며, 셋째 전지전능하고 윤리적인 존재라면 이 지경을 만드는 게 맞나 싶고, 넷째, 전지전능하지도 않고, 윤리적이지도 않다면 믿을 이유가 있을까 싶기 때문이다.
이 논리에 대해 '전지전능'과 '윤리' 이 두 가지의 가정이 틀렸다고 한다면, 그 존재는 과연 신인가?
과연 종교가 인간본성의 위에 있는가? 인간본성이 종교 위에 있는가? 종교가 위에 있다면 그 종교의 탄생 이후 발생한 역사에 대해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인간본성이 위에 있다면, 종교라는 것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이 질문이 내가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만일 전지전능하고 윤리적인 존재라면 그분의 과정과 결론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었다한들 선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이나 결론 중 선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신이 장난 좋아하는 존재라서 일 것이다. 인간은 부족하기에 신의 뜻과 달리 에덴동산의 사과를 먹을 정도로 이기적일 수 있고, 이후의 일들은 신의 뜻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들이라면 인간의 이기심이 신의 설계를 벗어난 것이고 이것은 신이 전지전능하지 않거나, 의도한 설계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의도한 설계라면 아직까지 나와 같은 인간들이 무신론자 또는 불가지론자로 남아있는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아니면, 인간의 무지와 이기심이 본인의 뜻대로 신을 만들어 낸 것일 수도 있고 말이다.
어떤 이들은 이런 나에게 믿음이 부족해서라고 한다. 어떤 이들은 종교는 무지의 영역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이것에 대한 나의 답변은 이렇다.
부족한 믿음이 아니라, 믿음의 시작점을 못 찾아서 그렇다. 무지하므로 답을 찾아가고 있다라고 하기에는 수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과정과 결과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본 과정은 동일한 신을 추종하는 세 국가가 선이 아닌 이익추구에 따라 발생한 이란사태이다.
이 과정과 결과 그리고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해 아직까지 신의 뜻 중 하나일 것이라고 한다면, 그 종교를 믿는 모든 이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뜻도 모르면서 전파하고 강요하는 것이 옳은가? 마치 약장사가 일단 잡숴봐...라고 말하는 것 같지 않은가?"
"뜻을 알지만, 그분께서 의도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라고 한다면, 반복되는 이 비극의 의도에 동조하는 것인가?" (무섭다)
이렇게 질문을 하는 이유는 수천 년이 신의 시간에 비해 짧디 짧다 하더라도 너무나도 많은 오답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정도의 오답을 내는 수준이라면, 그리고 만일 그 신보다 높은 신이 있다면 설계한 신은 이미 해고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