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앤 드래곤과 팔라딘 젠크

by 검은 산

‘던전앤드래곤’이라는 게임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최근 개봉했다. 리메이크작 중에서 이번 리메이크작이 가장 재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크리스 파인, 분노의 질주의 미셸 로드리게스, 노팅힐의 매력적인 주인공이었으나 이젠 악역을 맡아 열연한 휴 그랜트 등이 출연했다. 이 영화의 부제는 도적들의 명예인데, 유일하게 도적이 아닌 인물로 등장하는 인물이 브리저튼의 히로인 레게장 페이지가 맡은 젠크라는 팔라딘이다.


젠크는 약자를 보호하고, 진실과 정의를 위해 싸우는 성기사로서 캐릭터 설명에는 재미 빼고 다 가진 인물로 나온다. 그는 자신들을 찾아온 크리스 파인 일행의 선의를 믿고 아무 대가 없이 그들을 도와준다. 그는 사람들을 죽이는 자신의 종족을 배반하고 선을 위해 싸우는 사람으로, 에드긴(크리스 파인)은 그에 대해 강한 불신을 갖지만 그는 게이치 않는다. 자신의 행동과 마음에 아무런 걸림이 없다.


젠크는 다른 캐릭터들이 시답잖은 농담을 아무렇게나 던지고, 아둔한 선택을 하고, 욕망으로 잘못을 저지르는 좌충우돌 가운데에 사람 사는 세상에서 지켜져야 질서를 굳건히 지키는 사람이다. 크리스 파인은 그의 말을 지루해하고 불신하고 의심한다. 이상적인 말을 하는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사람처럼 취급한다. 그러나 결국 그의 믿음과 확실처럼 도적들은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욕망을 내려놓으며 궁극적으로 자신의 명예를 되찾는다.


젠크라는 이 모범적인 영웅 캐릭터를 보면서 우리는 언제부터 재미가 없는 메시지는 듣지 않게 되었는가 생각했다. 현실사회에서도 부정적이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메시지는 곧잘 잊힌다. 재미가 없다면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종종 아니 자주 묻힌다. 사람들은 담담하고 재미없으며 실행이 내키지 않는 진실보다는 편집되고 왜곡되고, 아전인수격인 이야기들에 더욱 솔깃해한다.


들어주는 자가 없다면 진실이 수면 위에 올라와 그 힘을 발휘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진실이나 정의가 지체되는 만큼 현생은 왜곡된다. 그리고 그만큼 희생되는 이들이 생겨난다. 진실을 말하기도 어렵거니와 그 진실에 귀 기울이는 것은 더 어려운 세상을 젠크라는 캐릭터를 통해 본 것 같다. 던전 앤 드래곤은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