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찍질 고행
역병이 발생하면 신을 믿든 믿지 않던, 착하게 살든 악하게 살던 가리지 않고 죽었기 때문에 신을 믿지 않은 사람이 생겨나기도 했지만 이와 반대로 더 신에게 강하게 집착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흑사병을 인간이 저지른 죄에 대한 형벌로 생각하여 오로지 속죄하는 것만이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채찍질하며 소리 높여 회개를 하고, 피를 흘리며 거리를 행진을 하였다. 중세 로마 가톨릭 광신도 사제들로 이름 하여 채찍질 고행단이다. 과격한 자해를 통한 육체의 고통, 자신을 벌하는 것만이 하나님의 분노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옷도 갈아입지 않고 씻지도 않았으며 아무 데서나 자는 비위생적인 생활, 채찍질 상처로 인한 염증 때문에 쉽게 흑사병의 숙주가 되었고, 결과적으로 전염병을 더욱 널리 퍼트리게 되었다.
일찌감치 교회에 의해 금지되었지만 이 풍습은 오랫동안 계속되었고, 지금도 일부 유럽 도시에서는 사순절에 흰색 가면을 쓰고 고행단의 행위를 흉내 내는 행진을 한다.
‘오푸스 데이’라는 가톨릭의 한 교단은 육체적 고행을 하는 교리가 있는데 주 1회 채찍질하기, 매일 두 시간 마미단을 다리에 착용하기, 얼음 같은 차가운 물로 샤워하기를 지금도 하고 있다. 이 교단은 스페인 내전 때 곳곳에서 성상파괴운동이 벌어져 성당이 파괴되고 사제들이 공격당하는 일이 벌어지자 호세마리아 신부가 반가톨릭 세력에 저항하는 비밀단체를 조직한 것이 기원이다(1928년). 이 단체는 1941년에 로마 교황청에서 성직자치단으로 정식 승인을 받았다.
이슬람 시아파의 아슈라 축제에서도 자해의 행진이 벌어진다. 이 축제가 벌어지면 거리에서 여성들은 성인의 죽음을 애도하며 통곡을 하고, 남성들은 칼과 채찍으로 몸을 자해하고 피를 흘리는 눈물과 피의 아수라장이 펼쳐진다.
이 축제는 초기 이슬람의 순수성으로 회귀하자는 주장을 펼치다 비참한 죽음을 당한 후세인 이븐 알리를 추모하기 위한 행사로, 채찍이나 칼로 몸을 자해하여 고통을 당하는 것은 그의 최후를 슬퍼하며 그가 겪었을 고통을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인데, 이는 최후의 심판일 그가 재림을 할 때 구원받을 수 있는 선행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이렇게 자해하는 풍습은 기원을 따지자면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종교적으로, 과시목적으로, 쾌감 목적으로, 분노와 억울함의 표시 목적으로, 적에게 공포를 줄 목적으로 행해졌다. 인간의 무지와 비이성 그리고 내재된 폭력성이 사라지지 않는 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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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초과학 시대라는 지금도 비이성과 무지가 여전하다. 99.9%의 마스크 착용, 2인 이상 모임금지 등 역사에 기록된 어느 판데믹에도 없었던 일들이 한국에서는 일상이 되었다. 비이성과 무지가 과거인 들과 견주어 결코 뒤지지 않는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거리의 수많은 사람들, 마스크 썼는지 감시하는 기차의 승무원, 식당에서 가족관계 증명원을 보여 달라는 식당주인, PCR 검사 위해 몇 시간씩 길게 줄 서 기다리는 사람들, 백신 사망자가 속출함에도 접종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흑사병 때 자기 몸에 채찍질하던 광신도들의 무지와 비이성이 아른 거린다.
21.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