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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을 깨야 먹을 수 있다.

by 오순영

계란을 깨야 먹을 수 있다.


서양 속담에 계란 오믈렛을 만들어 먹으려면 계란을 깨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계란을 깨는 행동은 먹기 위해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우리는 전혀 주저하지 않고 고민하지 않고 합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잘못하면 부모로부터 꾸지람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장성하여 자녀를 낳아 키울 때도 부모가 우리에게 하였던 것처럼 자녀가 잘못하면 벌을 내립니다. 그렇습니다. 벌을 받고 벌을 내리는 행동은 너무나 당연한 행동입니다. 계란을 먹기 위해 계란을 깨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개인에게 병이 생기고 민족에게도 병이 생깁니다. 사회, 국가가 병이 듭니다. 분노와 원통함이 대기에 가득하여 국민적 화병이 만연하고 활기가 사라지고 경기가 침체하고, 아이를 낳지 않게 됩니다. 나라가 햇빛이 들지 않는 음침한 집처럼 되는데, 암적 존재인 곰팡이들이 사방 도처에 퍼지게 되는 것입니다.

계란을 깨는 것처럼 처벌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망설이지 말아야 합니다.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옳은 일에는 상을 줘야 하고, 그릇된 일에는 벌을 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아무리 생을 제대로 살려고 해도 제대로 살 수가 없습니다.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


서양 속담에 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몽블랑 산도 개미가 깎는다는 속담입니다. 우리 앞에 거짓이 쌓이고 쌓여 산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자기 자신은 일개 개미 같이 미약한 개인이라 생각하여, 하고자 하는 마음 즉 의지는 있으나, 해도 안 될 것 같으니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 의지는 있으나 마나 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뿐만이 아닙니다. 의지만 가지고는 거짓의 산이 더욱 높아집니다. 의지가 있다고 말로만 표명하기 때문에 실천을 하고 있는 사람을 기운 빠지게 만들고, 열정에 찬물을 끼얹습니다. 이렇게 표명만 하는 약삭빠른 인간들 중에는 실천하는 자의 좋은 면을 보지 않고 나쁜 면만을 보면서 믿지 못하겠다고 말하여 실천을 약화시킵니다. 그러니 거짓의 산이 더욱 높아지고 의지는 거짓의 무게에 눌려 더욱 숨을 쉴 수 없게 됩니다. 의지의 숨을 통하게 하려면 실천을 해야 합니다.

어떤 의지가 있는 분은 이런 말도 합니다. 정의는 반드시 이루어지며, 선은 반드시 악을 이긴다고 말입니다. 어떤 신앙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신께서 불의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고, 반드시 개입할 것이니 기다리면 이루어지리라라고요. 정말로 귀에 달콤한 말입니다. 그러나 인류 역사를 돌아보면 수 백 년, 수 천 년 동안 불의가 승리하고 진실이 묻혀있던 일이 있었습니다. 악이 선을 이기고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일들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악인들이 받아야 할 처벌은 받지 않고, 승승장구하여 국회의원이 되어, 국회에서 민주주의라는 것을 볼모로 잡아 난동을 벌이지 않습니까? 나라의 반역자들이 민주화 유공자가 되고, 타고난 인간의 본성을 무시하고 모든 사람이 구분 없이 평등하다며 새로운 불평등을 야기하는 궤변론자들, 사이비 페미니즘과 위선적인 진보주의자들이 이 좁은 한반도에 득실득실하지 않습니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의지만 가지고는 부족합니다. 실천을 해야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능력 있는 사람, 쓰레기를 치우는 빗자루의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을 도와야 합니다.


계엄과 쿠데타는 다르다.

계엄을 쿠데타라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꽤나 알려진 정모 주필이라는 사람인데 그런 말을 하고 있으니 더욱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우리는 용어를 정확히 써야 합니다. 왜냐면 용어에서 사고, 개념, 이미지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를 혼용하면 공산주의도 민주주의가 되는데, 특히 음험한 세력들이 용어의 혼탁을 일으키므로, 용어를 혼용하는 자들은 절대로 멀리해야 하고, 실수로 오용하였다면 반드시 바로잡아주어야 합니다.


용어를 정확히 사용하기 위해서는 숙고를 하고 많은 좋은 책들을 읽어야 합니다. 공부하는 국민이 되지 않으면 거짓의 산을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용어의 원형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단어들은 전부 옛날 조상들이 만든 것이고, 신조어는 대체적으로 좋지 않은데, 특히 언론이 선동하기 위해 만든 용어는 전부 좋지 않습니다. 축약어 등은 팔다리가 잘린 것으로 많이 쓰면 정신적 불구가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계엄과 쿠데타는 엄연히 다른 말입니다. 계엄은 합법이고, 쿠데타는 불법입니다. 그래서 계엄은 적법하기에 법조항으로 성문화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계엄은 최고 권력자, 군 통수권자가 내리는 것이고, 쿠데타는 하부의 장성이나 장교가 하는 하극상입니다. 즉 계엄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고, 쿠데타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것이니, 그 방향이 정 반대라 하겠습니다. 그래서 용어를 정확히 알면 계엄은 내란이 될 수 없고, 쿠데타는 내란이 될 수 있음을 명확히 알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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