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의 선물

첫눈

by 애이미

한기가 갑자기 나를 급습한다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린다

정수리부터 발목까지

혈관을 타고 흐르는 무언가

느껴질 만큼

날카로운 칼에 베인 듯 시리다.


삼 십 년 넘게 정들었던

흙침대와 이별 후에

겨울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인 독감 바이러스.


인플루엔자 주사도 무서워

게으럼뱅이 약도 무시하고

한일의료기의 전원을 켜고

고온에서 구워지는 치킨처럼 누웠다.


오래 연습질된 악기를 연주하듯

들숨 날숨 교차하며

코 골며 즐기는 수면 여행


나의 한기는

첫눈을 예증하는 강한 메시지.

역시 몸은

여전히 신뢰도 높은 기상대.


내가 회피한 독감은

이백 오십 킬로 너머 남쪽으로 날아가

가늘고 여린 구순 노모의 독감 입원 소식으로

둔갑 한다.


첫눈으로 휘청거리는 오후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