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이 잘 안그려진다
지우개는 나의 둔한 손에
파멸적 헌신을 하며
급속히 쇠약해진다
여전히 불편한 컵이다
다시 시도한다.
또 다시 그렸다
의도 하지 않은
또 다른 형태로 변이 되는
내손은 가늠 할수 없는 요술손이다.
컵의 손잡이가 화가 난 듯하다
입도 일그러져 인상쓰고 있는 듯하다.
그릇장의 도자기에 눈이 갔다
그래서 주전자를 그려보기로 했다
까짓것
저것은 제대로 그려야지
원이 왠지 어색 하다
그것도 아주 많이
실망스럽다.
그런데
시작했으니 이만큼 온 것 아닌가?
처음을 잊지 말아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