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손탈출기 2

by 애이미

원이 잘 안그려진다

지우개는 나의 둔한 손에

파멸적 헌신을 하며

급속히 쇠약해진다


여전히 불편한 컵이다

다시 시도한다.

또 다시 그렸다

의도 하지 않은

또 다른 형태로 변이 되는

내손은 가늠 할수 없는 요술손이다.


컵의 손잡이가 화가 난 듯하다

입도 일그러져 인상쓰고 있는 듯하다.

그릇장의 도자기에 눈이 갔다

그래서 주전자를 그려보기로 했다

까짓것

저것은 제대로 그려야지


원이 왠지 어색 하다

그것도 아주 많이

실망스럽다.


그런데

시작했으니 이만큼 온 것 아닌가?

처음을 잊지 말아야겠지.

화요일 연재
이전 02화똥손 탈출기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