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오랜만이에요 ㅎㅎ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수능치고 바로 연락드렸어야 했는데 이제야 연락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 선생님! 저 동국대, 고신대 의예과 합격했습니다!! 동국대 의대 들어갈 것 같아요 ㅎㅎ
작년엔 못했지만 올해는 좋은 소식으로 찾아뵐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네요 재수하면서 선생님께 배운 게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 진심이에요 선생님! 언제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시간 괜찮으실까요? ㅎㅎ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다 해도 어디든 따뜻함은 존재한다.
이 학생은 성품이 착실하고 가르치는 사람을 믿고 따라 수용하며 무리하지 않는 보폭을 지닌 긍정적인 아이였다.
학습면에서는 영어와 수학은 집단의 최고였지만 독서가 부족 하여 아쉽게도 재수를 한 학생이었다.
아쉬웠다는 것은 교육과정의 피해자란 점이다.
15 교육과정의 도입으로 교육과정의 선택권이 늘면서 그 선택 자율화의 명분은 그럴싸 하지만 학생들에겐 불리한 시스템이다.
학문이나 공부는 교과의 위계를 따져서 순차적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의 수고로움이 덜하다. 교과의 연계를 무시하고 취미 종목 고르듯이 선택하면
우선의 편함을 추구하고 싫은 것과 힘든것은 기피한다.
결국 그것이 나중에 발목을 잡는 꼴이 되어 대학수능 선택과목에서도 원서를 쓸 때까지 선택하고 포기하고를 반복하는 아이들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적성과 실력을 고려하여 교과를 선택하고 기초를 다져야 한다. 기초가 굳건하게 해야 하고 또 원리로 무장하고, 반복된 연습으로 자기것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공부이다. 그래야 다음 공부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기본 문장의 요약도 자력으로 안 되면서 어려운 지문의 독해가 결코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그리고 대학입시에서 EBS 교재가 연계율이 높다 해도 그것만 보면 영락없는 4 등급이다.폭넖게 지문을 읽고 사고력을 키워야 하는 것이다.
또한 공부는 교사를 믿고 스스로 해야 한다. (교사가 열심히 하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짪은 거리를 돌고돌아 가는 어리석음을 범하게 된다.
그리고 사실상 입시 경험 없는 임시 교사가 인문고교에도 많은 게 현 실정이다.
학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겠지만.
중요한 1학년1학기부터 임시 교사의 수업을 4학기간 받았다고 가정해보면 어떻겠는가? 학교 내신이 잘나왔다고 수능해서 1등급을 받는다는 보장이 없다.
정답지만 보고 앵무새처럼 말하고 푸는 임시교사에게 배우는 것도 그것도 어쩌면 그 학생들 복이다.
현실이 그렇다. 임시교사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그 해 그 학생을 담당한 한 사람이 다소 문제가 되었다.
그 사람 시간에 배정되어 3학년 1학기를 허송해 보내는 바람에 3학년 2학기 코앞이 수능이라 그 학습 공백을 메우기에 시간이 부족했고, 다른 아이들은 3등급에서 1등급 오르는 즉, 남들이 달리는 사이 이 학생은 제자리걸음 하고 있었던 셈이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한 과목에 매달리기에도 마음이 빠듯했을 것이다.
성적이 떨어져 불러 물으니 임시교사 이야기를 소상히 하였다. 그래서 야간 자율학습시간에 질문하러 오라고 했고 와서는 시간이 촉박하여 문제해결 훈련만 하고 가곤 했다.
하지만 이것도 서로의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교사가 무슨 인기 경쟁하는 것도 아니고 질문하러 와서 임시 교사의 눈치를 봐야 하고 가르쳐 주는 나도 눈치를 봐야 하는 우스꽝스러운 때도 있었다.
임시 교사는 능수능란하게 아이들을 실력 아닌 다른 것으로 쥐락펴락 했지만 영리한 아이들은 미성숙된 어른의 모습을 쉽게 읽어낸다.
또 학생에 대한 사랑이 진실되지 못하고 화려함으로 포장되거나 달콤한 혀놀림으로 치장되기도 하여 사람들을 현혹시키면 멘탈이 약한 다수는 또 거기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은 분별력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분별력을 기르는 것이 독서이고 제대로 된 교육이다.
분별력은 그건 사람과의 관계뿐 아니라 궁극에는 자기 자신에게 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교사는 더욱 공부해야 한다. 젊은 교사나 임시교사는 더욱 공부해야 한다. 학생의 인생을 나의 시행착오로 삼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르치는자의 오만함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꿈을 위해 매진한 녀석에게 박수를 보낸다.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보냈다.
그리고 이렇게 썼다.
일 년 재수 기간에 흔들림 없이 견뎌낸 너의 견고함과 따뜻한 마음의 공감력과 잊지 않고 기쁜 소식 준 예의바름과 어디에도 휘둘리지 않고 바름을 선택한 곧은 온화함에
실력까지 갖춘 멋진 의사가 되기를 빈다.
답장이 왔다.
사명감 있는 의사가 되겠다는 다짐을
그럼!
넌 충분히 될 수 있어 난 믿어!
너로 인해 우리 사는 세상이 더 맑고 밝아지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