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귀한 이름
아빠.
오늘은 원래 내가 한국에 도착하기로 한날.
아빠가 위독해져 2주 먼저 와 한국에 있는 지금...
아빠는 편안히 잠들었고, 나는 꿈속을 헤매듯 매일을 살고 있어요.
엄마는 정혜집에, 나는 경주에 있어.
며칠 폭우가 내렸어요. 아침 일찍 이장 아줌마에게서 전화가 와서 우리 집 아랫방이 물에 잠긴 것 같다고 하는데... 걱정이야.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것처럼 아직도 비가 엄청나게 오고 있어.
얼마 만에 보는 비인지...
집이 잠기진 않아야 할 텐데 얼른 가봐야겠다.
아빠가 하늘나라로 간지 2주가 다 되어가네.
엄마는 내가 없이는 단 하루도 혼자 있지 못해요. 그 덕에 나는 경주-군북을 밥 먹듯이 왔다 갔다 할 것 같아요. 엄마는 자주 과거의 힘들었던 이야기를 내게 쏟아부어요. 나는 그저 들어주고요...
가끔 아빠 욕을 하기도 해요. 알다시피 엄마가 한이 많잖아. 그러려니 들어주세요.
늘 ‘생명’이란 키워드를 안고 사는 내 앞에 우리 교회에서 이번에 ‘생명 학교’를 하게 됐어. 아이들과 잘 지내보고 싶어요. 아빠의 삶과 죽음을 바라보며, 그리고 아부다비와 군북 시골을 오가며 나는 늘 생태와 생명을 깊숙이 느끼고 있네요.
그런 이야기들을 아이들과 나누어야지.
아빠는 내 어릴 적 화단에 심은 채송화에 물을 주며 내게 꽃과 대화해보라고 했지. 마음으로 말을 걸면 대답이 들릴 거라고. 일찌감치 아빠는 가슴의 대화를 하고 있었던 거야. 이제는 곁에 없는 아빠와 요즘 더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네요.
아빠, 또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