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게(4)

매일 엄마와...

by 정현

아빠.

오늘은 월요일.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도 잘 모르겠네요.


어젯밤 꿈속에서 아빠를 만났어요.

아프시기 전 건강한 모습에 멋진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새로 산 모자를 쓰고 모델 포즈를 취하며 나를 보며 웃어주더라고…

나도 빙그레 웃으며 그런 아빠 모습을 바라봤어요.

월요일 새벽엔 온라인 수련이 있는 날인데 꿈속 아빠와 시간을 보내다 늦잠을 자버렸지 뭐야…

아빠가 우리를 위해 만들어준 작은 방 그곳을 올여름은 내 수련방으로 쓰려고 해요.

몸 쓰고 글 쓰는 공간으로…


엄마는 아빠가 잠시 어디 외출했다가 돌아올 것 같다고 하네.

엄마도 나도 아직 실감이 나질 않네. 아빠가 앉았던 식탁 자리에는 내가 매일 앉아요.

아빠가 쓰던 방은 깨끗이 치워서 내가 그곳에서 잠을 자요.

여러 서류처리들로 바쁜 날들을 보내다가도 잠시 멈춰 쉴 때에는 어김없이 아빠 생각이 나네요.

엄마는 여전히 혼자 있길 힘들어하고 특히 밤을 무서워해요. 차츰 나아질 수 있길 바라는 마음뿐…


오늘은 엄마가 목이 아파 병원에 다녀왔어요. 그리고 우리는 함안에 있는 비건 카페에 갔어. 엄마는 생강라테를 마시며 내가 켜둔 카메라를 보다 내 얼굴을 보다 하더라고..

엄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울음을 그친 지는 며칠이 지났지만 때로 멍하게 멀리 바라보고 있는 엄마를 보고 있으면 가슴 한편이 저릿해져요.


은서와 은유는 경주 식구들이 잘 돌봐주고 있어요.

경주 이웃들은 이제 가족이 된 듯해요. 참 따뜻한 사람들. 늘 그렇듯 내게 친구, 이웃들은 가족이상의 의미인 것 같아요.

아이들과 정말 오랜만에 떨어져서 엄마와 보내는 하루하루가 참 귀해요.

내일은 엄마와 둑방 연꽃을 보러 가려고 해요. 그리고 엄마 이름으로 도서관 대출 카드도 만들고…

엄마의 고향인 함안을 좀 더 잘 살펴보고 싶은 마음이에요.


저녁에 엄마와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면서 멀리 지는 해를 보며 또 아빠가 잘 있구나 했어요.

하나님 품에 안겨 이제야 편히 쉬는 아빠. 있다 또 편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