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건강한 이유식은 사랑과 정성이 필요해요
나는 엄마가 직접 만들어 주는 이유식의 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한다.
이것은 유별난 방법으로 이유식을 만들기 때문은 아니고 모든 엄마들이 알고 있는 레시피이지만 엄마가 직접 만든 이유식에는 아이를 귀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있기 때문이다.
나도 우리 딸의 이유식을 만들 때 나의 어머니께서 가르쳐 주신 방법으로 만들어 주곤 하였다. 내가 딸을 키우던 1980년 대에는 국산 분유보다는 수입 분유가 영양적 측면에서 우수하 다하여 수입 분유를 먹이는 것이 한때 유행하기도 하였다. 이유식도 병에 들어있는 시판 외국산 이유식을 많이 먹였는데 아기들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필수 영양소가 들어 있다고 라벨에 표기되어 있어 있었다. 나도 시판 병 이유식을 먹여 보려고 몇 번 시도해 보았지만 매번 적정 분량을 먹이는데 실패하였다. 그러니 나는 내 딸의 이유식을 엄마가 가르쳐 주신 방법으로 만들어서 먹였고 나의 손녀들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이유식을 만들어 주었다. 요즈음은 소셜미디어에서 검색하면 셀 수 없이 많은 이유식 만드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식재료 서로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여 사랑과 정성으로 만들었던 몇 가지 이유식을 소개해 보고 싶다.
1. 첫 번째 이유식 - 쌀 묽은 암죽
쌀을 불려서 곱게 간 후 체에 걸러서 그 물을 약불로 천천히 끓여 묽은 암죽을 만든다. 이것은 분유나 모유를 먹이는 중간에 이유식 전단계로 이유식의 적응을 위해 필요하다.
2. 쇠고기 채소 맑은 죽
이것은 나의 어머니께서 전해주신 방법이고 나의 딸에게, 손녀들에게 만들어 준 이유식이다.
암죽의 다음 단계를 위한 것으로 첫 단계는 기름기 없는 우둔살 쇠고기 간 것과 당근, 호박, 감자, 양파를 곱게 다진 것에 물을 넣고 푹 삶아서 체에 거른다. 이때 채소들이 으깨지고 쇠고기 국물과 함께 걸쭉한 영양물이 만들어지면 불린 쌀을 곱게 갈아서 넣고 뭉근히 끓여 죽을 만들어서 먹인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아기가 이가 나게 되면 건더기를 거르지 않고 푹 불린 쌀도 갈지 않고 함께 넣고 뭉근히 끓여서 죽을 만들어서 먹인다.
3. 생선
생선으로 만든 이유식으로는 가자미 살과 대구살을 사용하였다. 생선 중에서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 생선은 가자미이다. 비리지 않고 기름기가 적고 담백하므로 아이의 이유식에 좋은 생선이다. 나는 손질한 가자미를 찜기에 쪄서 살만 발라 먹이거나 대구살을 쪄서 먹였다.
4. 연근 새우전
우리 손녀들에게 만들어 주었던 가장 자랑하고 싶은 이유식이라면 연근 새우전을 꼽을 수 있다. 새우는 전복과 비슷한 성분의 영양소가 들어 있다고 한다. 연근에는 뮤신이라는 좋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각종 미네랄과 철분, 칼슘 등이 함유된 좋은 식재료이다.
새우살을 곱게 다지고, 연근은 강판에 간 후 함께 잘 섞어 준다.
전을 만들기 위해 따로 밀가루를 넣지 않아도 된다. 연근에 들어 있는 전분으로도 충분히 전을 부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한번 먹일 때 지름 3~4cm 크기 2~3장 정도의 양으로 하였고, 한번 먹일 분량으로 소분하여 냉동시켜서 사용하였다.
5. 시금치 달걀찜
달걀찜은 간식으로 먹였다. 달걀과 시금치는 궁합이 잘 맞는 식재료이다. 시금치는 살짝 데쳐서 물기를 뺀 후 식품 건조기에 말려서 믹서에 갈아 가루로 만들어 사용하였다. 이렇게 만든 시금치 가루는 냉동고에 보관하여 사용하였다.
달걀을 1개 풀어서 체에 걸러서 작은 공기에 담고 여기에 시금치 가루를 조금 넣고 물도 2~3 스푼 넣고 찜기에 찌면 완벽한 간식이 된다. 나는 아이들이 큰 다음에도 계란말이를 할 때 시금치 가루를 넣어서 만들어 주곤 하였다.
이외에도 토마토는 완숙된 너무 크지 않은 것을 택하여 꼭지를 따고 수저로 토마토 살을 떠서 먹였고, 삶은 고구마를 간식으로 먹일 때는 사과를 스푼으로 긁어서 함께 먹였다.
아이들에게 먹일 음식을 만들 때에는 적어도 식재료 간의 시너지 효과나 맞지 않는 것 등을 고려하면 좋을 것 같다. 이 외에도 여러 종류의 이유식이 있지만 내가 아이들에게 날마다 만들어 주었던 이유식 중 대표적인 몇 가지를 소개해 보았다.
어쨌든 이유식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가장 좋은 식재료의 한 가지는 엄마의 사랑과 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이유식이 끝나갈 두 살 즈음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어린이 집을 다니기 시작하였다. 집에서 먹이지 않았던 과자며 간식을 먹게 되면서 소금기가 있는 음식의 맛도 알게 되었다. 나는 간식으로 어린이 유기농 치즈를 날마다 싸서 보냈었는데 잘 먹던 치즈를 예닐곱 살부터 잘 안 먹기 시작하더니 초등학교에 다니면서는 치즈를 먹지 않았다. 급식에 치즈가 들어있는 날에는 김치와 국, 밥, 후식만 먹고 왔다. 어떤 이유에선지 아기 때부터 매일 잘 먹던 치즈를 6~7살이 되면서 싫어하게 된 것이다. 큰 손녀와 마찬가지로 둘째 손녀도 그랬다.
아이들에게 치즈가 먹기 싫은 이유를 물어보면 냄새와 크리미 한 맛이 싫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피자, 햄버거는 입에 대지도 않고, 스파게티도 토마토나 새우가 들어있는 것만 좋아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우유나 요구르트는 잘 먹는다.
어린이 집을 다니게 되면서 수족구, 장염, 감기 등 전염병에 노출 되게 되었고, 조심한다고 해도 전염병을 완벽하게 피하진 못하였다. 수족구에 걸려서 고열이 나고 입안이 헐어 물을 먹이려고 해도 안 먹겠다는 아이를 데리고 어쩔 줄 몰라하며 속상해서 울었던 기억도 있다.
수족구나 장염이 걸렸을 때는 유제품이나 과자 등을 먹이면 안 되고 먹을 수 있는 건 물과 쌀밥이다. 이때 좋은 음식은 쌀로 만든 묽은 암죽이다. 설사를 해서 탈수가 올 수도 있는데 쌀 암죽은 수분과 영양분을 보충해 주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둘째 손녀가 처음 수족구에 걸렸은 때가 기억난다. 거의 다 나아가는데도 입안이 아플까 봐 아무것도 안 먹겠다고 보채는 아이에게 간식 중 제일 좋아하는 건블루베리를 말랑하게 만들어서 1개를 입에 넣어 주었더니 조심스럽게 입안에서 이리저리 굴려 보고 덜 아픈지 1개를 먹기 시작하면서 수족구를 극복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수족구 때문에 고생도 했지만 둘째 손녀는 수족구 덕분에 입에 물고 다니던 공갈 젖꼭지를 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