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할머니는 교문 앞 지킴이.
나는 날마다 아이들의 하교시간에 학교 교문 앞에 간다.
큰손녀가 초등학교 입학하고 하교 시간에 맞추어 아이를 데리러 갔다.
1학년 학기 초 3월에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학교라는 공간에 아이들이 적응을 잘하도록 애쓰는 몇 가지 중에 등하교 시간을 함께 하면서 도와주는 것이다.
등교는 엄마, 아빠가 도와주고 하교는 내가 도와주었다.
하교 시간이 되고 아이들이 하나둘씩 실내화를 갈아 신고 엄마들을 발견하고 와락 품에 안긴다.
마치 학교 수업을 잘 마치고 돌아오는 개선장군처럼.
우리 손녀들도 "할머니 ~~~"하고 부르며 뛰어와서 품에 안긴다.
나는 그 이후부터 7년째 하교 시간에 학교 교문 앞을 지키고 있다.
코로나로 잠시 아이들이 집에서 인터넷 화상으로 공부했을 때를 제외하고 지금껏 아이들의 하교시간에 마중을 간다. 작은 손녀가 아직 5학년이니 1년 반 정도 앞으로도 교문 앞 지킴이를 할 예정이다.
하교시간에 아이들을 마중가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우리 집과 학교가 약간 떨어져 있어 아이들끼리 집에 오는 건 내가 불안하였다.
아이들을 교문 앞에 마중 가면 어떤 날은 운동장에서 어느 날은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노는 것을 지켜보기도 하고 배고프다고 하면 간식을 사주기도 한다.
또래들과 잘 지내고 있는지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고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좋은 시간이 되었다.
아이들의 친구들은 대부분 나를 알고 있다.
학년이 바뀌면서 단짝 친구가 달라져도 아이들이 나를 알아본다.
그런 나를 아이들이 "할머니는 우리 학교 핵인싸야 ㅋㅋ" 한다.
아이들과 친구들이 교문 앞에 서 있는 나에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한다.
학년 초 손녀들이 친구들에게 "우리 할머니야" 하면서 소개를 한다. 그리고 날마다 나를 보면 " 안녕하세요." 인사를 한다.
나는 더운 여름날에는 하교 시간에 맞추어 집에서 얼린 얼음 젤리를 가지고 가서 손녀들의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고,
방과 후 놀이터나 운동장에서 놀 다가 친구들끼리 사소한 다툼이 있을 때 중재를 하기도 하였다.
아이들은 사소한 것으로 마음 상해하고 다툰다.
우리 어른들의 시각에서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인데, 아이들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 속상해하고 화를 내고 끝내는 울음을 터트린다.
철봉을 하는 데 순서를 지키지 않았다. 내가 질문을 했는데 무시했다는 등등의 이유로 다툼이 있다.
이럴 때 나의 역할은 각각의 아이들을 다독이고 절충의 의견을 내고 서로에게 사과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하교 시간에 교문 앞에 서있다.
학교 안전지킴이 선생님과 인사도 나누고,
체육시간을 마치고 체육관을 나서는 체육선생님과도 인사를 나눈다.
잠시 후 교실에서 나온 작은 손녀와 친구들이 "할머니 ~~" 하고 부르며 "안녕하세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