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이 말해주는 성장의 속도
1>책장이 말해주는 성장의 속도(30개월 아기의 책장공개)
'우리 애기는 벌써 책봐'
어머 신생아가 무슨 책을 봐?
'있어 애기가 보는 책'
ㅋㅋㅋㅋ
가끔 웃기기도 한 할머니들의 대화가 아직도 생각난다.
아이의 김포 할머니가 친구와 나누던 대화가 잊히지 않는 내 웃음버튼이다.
돌이 되기 전부터 어쩌면 어머니가 책이라고 표현하신 초점책부터가 시작일까. ㅋㅋㅋ
아이의 책이 집에 들어오기 시작한 건 임신때 당근에서 나눔 받거나 산 책들이었고, 내가 구매하기 시작한 건 초점책을 지나 플랩북 팝업북 보드북부터였다.
내 스스로가 책 욕심이 많아 아이에게 다양한 세상의 많은 책들을 보여주고 싶어 무리하게 공간 생각없이 책들을 들였다가 또 방출했다가를 반복했다. 벌써 우리집에 다녀간 아기 책들만해도 수천권이 되지 않을까.
하지만 돌 전후, 두돌 조금 전까지만해도 책장에서 책을 다 꺼내 바닥에 늘여놓거나 (이만해도 다행) 부엌이나 화장싶 앞에 갖다놓거나(한숨) 이 책장에 있는 걸 다른 책장으로 갖다두어 다시 정리를 해야하는(현기증) 일들이 많았고 집에 있는 책을 보고 읽어주기보다 정리하는 데 시간을 더 많이 쏟았다.
책이 너무 많나? 싶은 생각이 든 것도 최근이다.
책장을 구매하고 그 안에 맞는 책만 두기로 결정한 것은 더욱 더 최근의 일이다. 고르고 골라 안 보는 책, 너무 낡은 책, 분류하기 어려운 책, 보드북 등등을 골라내고 수백권을 나눔으로 정리했다.
그리하여 29개월 쯤 정착한 아기의 책장.
2>30개월 아기의 최애 시리즈
1. 곰곰이 - 돌 전부터 좋아했던 듯 하다. 매일 보는 건 아니지만 한 번 볼때 5~10권씩 들고와 계속 보기도 한다.
2. 밤비노루크 - 미니루크 책을 더 어렸을 때 좋아했으나 보드북을 정리할 때 같이 정리하고 그 뒤로는 밤비노루크만 보고 있다. 미니루크가 익숙해서 모든 물건을 다 찾게 되었을 때쯤 밤비노루크도 보기 시작했고 거의 매일 몇 권씩 본다.
3. 토니랑 티나랑 그림책
꾸준히 좋아하는 시리즈. 자주 찾진 않고, 글밥도 꽤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림체가 좋은지 내용이 좋은지 감정이 좋은지 가끔 들고와 읽자고 한다. 끝까지 다 읽는 날보다 몇 페이지 보고 다른 감정책 보고 한다.
두돌 정도까진 블루래빗 인성발달 시리즈도 매우 좋아했다. 들고 와서 읽어달라고 내게 건넨 적이 가장 많은 책이 아닐까. 최근엔 이 책을 찾은지 꽤 되었으나 어릴 때 좋아했던 책은 아이의 책장 한 쪽에 두고싶어서 아직 계속 놓아주는 중이다.
3>꾸준히 좋아하는 단행본들
기차여행, 버스를 타요, 책 읽어주세요 아빠, 대추한알, 케이크가 커졌어요, 병원에 입원한 내 동생, 은지와 푹신이, 이슬이의 첫 심부름, 할머니 집 가는 길(2년간 최애)
- 하야시 아키코의 그림이 담긴 책들은 글밥이 있음에도 더 어렸을 때부터 끝까지 반복해서 읽었다. 광주 할머니집에 가기 위해 기차를 탄 경험을 생각하며 기차 책들도 봤는데 그 중에 기차여행을 가장 좋아하는 듯 하다. 두돌 전에 샀으나 두돌 지나고 보기시작했다. 버스를 타요 등 시리즈 물도 간간이 반복해서 챙겨와 읽어달라고 한다. 대추한알은 시를 그림과 함께 엮은 책으로 돌 이후 그림이 너무 아름다워 들였을 때부터 아이도 함께 잘 보는 책으로, 엄마,아빠 등 가족이 나와 늘 사람을 짚으며 호칭을 부르며 본다. 어제는 이 책을 오랜만에 가져왔길래 이거 뭐야? 하니 대추 라고 해서 오~ 냉동실에 대추 있는데 대추차 끓여먹을까? 했더니 응 좋아! 해서 차도 함께 마셨다.
4> 전집 중에 픽 당한 책들
라라랜드- 토미야, 준비됐니?, 장난꾸러기 원숭이, 아빠 돌보기, 토끼야 어디있니
베베 시리즈 중 쪽쪽이는 필요없어요, 사이좋게 놀아요, 꼬꼬를 잃어버렸어요, 마트에 갔어요 등
- 생활동화 시리즈로 추피, 베베, 대발이를 들였다가 나도 좋고 아이도 잘 보는 베베만 남기고 책을 정리했는데 보고 또 봐도 그림이 예쁘고 내용도 좋아 베베책을 추천한다. 주인공 베베가 여자아이이고 리본핀도 하고있어 딸아이에게 읽어주기 좋다. 주인공이 남자인 대발이 책의 경우는 부연설명을 하거나 화장실에 갈 때도 여긴 대발이, 아빠, 삼촌.. 등 알려주고 주인공으로 남자가 너무 많이 나오는 책들은 내가 알아서 골라 읽힌다.
장난꾸러기 원숭이도 단어를 말하기 전부터 좋아했다.
토끼야 어디있니 책은 페이지에서 토끼를 찾지 못할 무렵에는 어디있지? 하고 넘어갔는데 보고 또 보다보니 이젠 다 찾는다. 토끼야 어디갔니? 하고 고양이가 말하듯 물으면 여기, 하고 말하거나 여기를 봐, 라고 해서 너무 귀엽다.
5> 최근에 사랑받는 책
엄마리나, 할머니의 감기약, 엄마도 보여요? 엄마네 식당
척척척 굴착기, 엄마 냄새
책여행으로 100권의 도서를 1년간 빌려주는 시스템을 이용해 접하게 된 도서들 중 엄마와 할머니가 나오는 책을 보게 되었고, 원래도 가족들이 나오는 책이나 역할놀이를 좋아하기에 몇 개월 전부터 잘 보고 있다.
6>30개월 아이 책장 복기: 우리 집 책육아의 현재와 앞으로
사운드 북은 몇 권만 추려서 책장이 아닌 다른 곳에 따로 빼 두었다. 아이의 발달과 관심사에 맞춰 책장도 변화하고 책의 위치도 변화한다. 충분히 즐거운 책으로 가득해보여서 책 고르는 재미를 느끼는 날도 있고 최근에는 '엄마 골라와봐' 하며 이미 본 것은 지루해 하고 새로운 것 중에 재밌는건 없고, 그런 날들도 있다. 아직 못 본책, 안 읽어준 책이 많아 가끔은 내가 집어오기도 하지만 몇 페이지 넘어가기 전에 관심이 동 나기도 한다. 그러나 아침에 눈을 떠서부터 낮까지 지내는 동안 수시로 아이는 엄마 책책 보자, 책 안봐? 하기도하고 어느 날은 낮동안 놀다가 이제 양치하고 책 보고 자자, 하면 씻고 나와 자연스럽게 책장 앞에서 보고싶은 책을 꺼내오기도 한다.
아이가 흥미없는 책, 아직 어려운지 끝까지 보지 않는 책들이 많고 전집 중에서 손 타지 않은 책도 많다.
자연관찰류를 좋아하지 않아서 한 두 페이지 넘기기 전에 다른 책을 고르러 가고 과일을 좋아하는데도 과일 나오는 책도 좋아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공주 귤 좋아하잖아, 귤이 연두색에서 노란색으로 바뀌고 다 익으면 우리가 먹을 수 있는거야 , 했는데 설명을 듣는 순간 피곤해하는 것 같이 몸을 비틀었다. ㅋㅋ 손으로 열어보거나 냄새 맡는 책은 좋아하는데 어린 책으로 생각되어 많이 정리했다.
한번 볼 때 많은 책을 보는 스타일은 아니고 두세권 보고나면 할머니집 할까? 엄마 골라와봐, 라고 해서 다른 놀이를 하거나 간식을 먹거나 하여 자리를 이탈하는 게 좋다. 책상에 앉아서 보면 좋을 것 같아 책장 앞에 책상과 의자를 갖다둔 적도 있는데 임신중인 상태의 나의 컨디션 저하를 이유로 자주 누워서 본다.
아이와 자는 방에 책 바구니 형태로 여러권의 책을 갖다둔 적도 있는데 책 로테이션 문제로 무겁게 이동하기 어렵고 책 정리를 두 번 해야하는 이유로 책장 앞에서 보고 들어가 잔다.
세이펜을 들인지 한참 되었으나 최근 들어서야 베베책에 세이펜을 대며 소리를 듣는다. 한장한장 넘겨서 들으며 이해하는 수준은 아닌거 같고 세이펜을 책의 이곳 저곳에 대면 나오는 사운드를 듣는 수준같다.
앞으로 아이가 더 글밥 많은 책도 보고 혼자서 읽을 수 있게 되면 , 나아가 거실에 알록달록 장난감을 두지 않을 수 있게 된다면 큰 6~8인용 테이블에 의자, 책장과 책으로만 구성하여 거실 독서, 거실 공부 틀을 잡고싶다.
물론 중간에 이사도 가고 사이즈에 맞게 재구성이 되겠지만 나도 내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 책을 재밌어 하는 아이 등으로 키우고 싶은 마음은 전혀없다. 나 또한 성인이 되어 책이 재밌구나, 이런 책도 있었어? 떠도는 인터넷 정보보다 책에서 정보를 찾는게 더 정확할 수도 있구나, 하지만 책 한 권에서 주장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는 등의 발견을 했다. 내돈내산 책장을 구입하고 책을 들이고 꾸준히 관심을 갖는 이유는 어쩌면 학습된 본능일지도 모른다. 책이 좋다, 책 읽는 아이로 키우기, 등을 듣고 자란 탓일까. 아이로 인해 아름다운 그림책이 참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아이가 아니라 내가 더 좋아하는 그림책도 몇 권 있다. (엄마의 여름방학, 돌랑돌랑 여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