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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우 Oct 19. 2024

16살이 말하는 인생의 맛

친구 생일파티 때 술 한 병 다 마신 나의 이야기

오늘 친구가 불렀다. 생일파티를 한다고 자기 집으로 놀러 오란다.

나는 그냥 간단히 후드집업 하나 걸치고 친구네 집으로 간다.

친구네 집으로 갔을 때 잔칫상에는 술 한 병이 세워져 있었다.


친구가 원래는 다음 주에 생일인데 일정이 있어 오늘 오란다.

친구가 찍어준 주소를 찾아 친구네 집으로 갔다. 가자 마자 보이는 건

한 보따리씩 있던 고기와 큼지막한 부대찌개였다. 친구한테 많이 먹는다고

했던 말이  아무래도 친구네 부모님 귀에 들어갔나 보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삼겹살이 구워지기만을 기다렸다 오늘 온다고 했던

친구는 나 포함해서 3명이다. 나는  삼겹살이 다 구워진 뒤에 한점 먹으려

할 때 친구네 아버님이 술잔을 다 하나씩 주고는 어른이 주는 거는 먹어도 괜찮다며

중3 정도야 조금 컸으니 조금만 해라 하며 술을 한 병을 기울어 주셨다.

나는 술잔을 잡고 공손히 두 손으로 받아한 잔을 들이켰다. 씁쓸하니 달면서도

알코올 향이 코부터 해서 내 장까지 스며드는 느낌이었다. 한잔 먹고서는

미친 듯이 삼겹살을 먹어댔다. 친구네 아버님이 학업에 질문하셨다.

나는 공고를 가서 취업을 먼저 할 거라 말했다. 근데 친구네 아버님이

듣고서는 공고는 가지 말라며 고개를 저으셨다. 아무래도 공고에 안 좋은

인식이 있으신 것 같다. 요즘은 공고가 시대에 맞춰 업그레이드되었다.

옛날 경제 개발 때처럼 쇠를 손으로 깎는 게 아닌 자동으로 깎는 시대다.

아버님께서는 아무래도 거기서 공고에 대한 인식이 멈춘 듯하다.

그런 얘기들이 오고 가며 아버님께서 술잔을 드시고 같이 건배를 했다.

나는 또 한잔 들이키며 얼굴을 붉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보니

한 잔... 두 잔... 세... 잔 들이켜다 보니 한 병을 마셨다. 나는 두려웠다.

내가 술을 마셔서 개가 되면 어쩌지 하며 걱정했다. 근데  의외로

정신은 말짱했지만 몸이 따라 주질 않았다. 머리가 아파오며 얼굴은 붉어지고

열을 슬슬 오르더니 눕고 싶어졌다. 어머님이 보시더니 웃으셨다. 나는 그 웃음을

보고 생각 했다. 아 당했구나 하며 그렇게 마신 걸 후회했다. 정신이 멀쩡해서

괴로웠다. 몸의 고통이 고스란히 오는 것이 그냥 아무 생각 하기 싫었다.

사람이 슬프면 왜 소주를 들이켤까 항상 궁금해 왔는데 마셔보니

아무 생각 하기 싫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마치 어른이 된 것처럼.

나는 왜 술은 달고 인생은 쓰다고 하는지를 모르겠다. 술은 쓰다.

인생은 더 쓰다. 둘 다 씁쓸한 거는 똑같다. 근데 왜 술은 달다고 하는 걸까

인생은 한순간이지만 술은 잔수에 따라 훅 간다. 마시면 마실수록

해롱 해지는 것이 내 몸은 술은 달다고 인식하는 거다. 인생보다는 덜 쓰니까.

그렇게 나는 드러누운 채로 2시간 동안 자고 일어나 보니 6시가 돼있었다.

내 안색은 돌아와 있었다. 마치 불가마에서 땀을 쫙 빼고 나온 사람처럼

나는 인생의 쓴맛을 술에 뱉어 쫙 빼낸 거다. 술은 내 인생에 있어 불가마와도 같다.

16살이 뭐 술에 인생의 쓴맛을 빼겠나 하면서 글을 쓰고 있지만.

오늘만큼은 인생에서 디톡스를 한 기분이었다.

이제 나의 해롱거리는 글을 마쳐본다.

나의 어지러움을 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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