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육아는 계획대로 되지 않아

(모)유전이 터졌다 <모유수유 시작>

by 홍글동글

나에게 있어 ‘모유수유’란
임신하면 젖이 생기고, 출산하면 퐁퐁 나와서
아기가 쪽쪽 잘도 먹는 줄 알았다.

그건 정말, 아주 큰 착각이었다.
그리고 너무도 순진했던 나의 실수였다.

출산 후 3일째 되는 날, 처음으로 수유콜을 받았다. 수유실에 덩그러니 앉은 나는 뭐부터 해야 하나 어리둥절한 채, 간호사 선생님이 건네주는 작은 존재를 받았다.
처음으로 품에 안은 내 아기 ‘통키’.
정말 부서질 것처럼 작고 조심스러웠다.

“젖이 나오든 말든, 자꾸 물려야 잘 먹게 된다”는 말에 열심히 15분씩 물렸지만…
아기도 무는 힘이 약하고, 정확히는 빠는 방법을 잘 모른다.

나 또한 내 가슴에서 뭐가 나오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열심히 콜 받고 내려가
통키와 마주하는 시간들을 쌓아갔다.

유축기로 젖이 돌게 열심히 자극을 줘도 한 방울 나올까 말까.
답답한 마음에 지인의 추천으로 가슴마사지 선생님을 찾아가 1차 점검을 받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별 통증도 없었고,
'이게 젖이 도는 준비구나' 하고 넘겼다.
선생님은 "오늘부터 아플 수도 있어요" 하셨지만
그땐 그냥 흘려들었다.

왜냐면, 아프지 않았기 때문...

그런 나를 탓이라도 하듯,
출산 5일째 새벽.
잠결에 몸을 뒤척이다가
가슴 위에 돌덩이 두 개가 얹혀 있는 듯한 통증에 눈을 떴다.

“이게 뭐야? 움직일 수가 없는데?”
가슴은 무겁고 욱신거리고, 도저히 다시 잠들 수 없었다.
그제야 "아, 이게 젖몸살이구나…" 싶었다.

(알고 싶진 않았지만, 사실 그때는 젖몸살이 아니고 그저 젖이 돌기 시작한 증상이었다는 걸 훗날 알게 되었다... 젖몸살은 그 정도의 아픔이 아니었다...)

급하게 유축기를 꺼내고,
셀프 마사지 영상을 보며 따라 해 봤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예약돼 있던 가슴 마사지 시간이 간절해지는 순간이었다.

가슴마사지 예약일이 되자마자 나는 뭉친 가슴 두 쪽을 안고 부랴부랴 선생님께 달려갔다.
선생님은 “이 정도였으면, 좀 더 일찍 올 걸 그랬어요” 하셨다.

그렇게 단단하게 뭉친 젖덩어리를 풀기 위해
40분 동안 내 몸과 나는 진짜 ‘통곡의 벽’을 마주했다.

왜 아무도 가슴 마사지는 그렇게 아프다고 알려주지 않았던 걸까.
뭉친 젖을 풀기 위해 부풀어 오른 가슴을 눌러 짜는 순간,
참으려던 신음소리가 입술 사이로 윽. 하고 새어 나왔다.
그 모습을 본 마사지 선생님은 조용히 말했다.
“그냥 소리 내요. 윽소리가 더 신경 쓰여요.”

그렇게 시작된 나의 곡소리.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얼굴에 차가운 뭔가가 후두둑 떨어졌다.

“젖이 안 나온다고? 이거 봐요. 지금 얼굴에 떨어지는 게 젖이에요.”

선생님의 손놀림과 함께 얼굴과 온몸에 떨어지는 차가운 젖방울들.
‘이야, 심봤다. 젖 터졌다.
통키야, 엄마 이제 밥 나온다. 맘마 먹자.'

그렇게 40분의 통곡 끝에 조금은 풀린 나의 젖,
하지만 몸과 마음은 이미 너덜너덜하고 힘이 들었다.

근데 출산은 그저 앞으로 시작될 고난의 세 발의 피였다는 걸, 그때의 나는 아직 몰랐다.

그래도 내일 수유 콜이 오면,
이젠 통키에게 제대로 된 밥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잠깐이지만 마음이 참 좋았다.

...그게 그렇게 쉽게 되지 않으리라는 건,
그 순간엔 1도 상상하지 못한 채 말이다.
벌써부터, 육아는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