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육아는 계획대로 되지 않아

피,땀,모유... <모유수유 집착>

by 홍글동글

본격적인 조리원 생활이 시작됐다.


수유콜도 병원 입원실에 있을 때보다 훨씬 본격적으로 진행되었고, 통키는 분유와 모유를 혼합해서 먹는 혼유베이비가 되었다.


사실 입소 처음엔 모유에 큰 욕심이 없었다.

보통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면, 없던 모성애가 ‘뿅’ 하고 생길 줄 알았지만, 예상외로 그렇지 않았다. 말 그대로 뱃속에 품던 아이를 그냥 꺼내만 놓은 기분이었달까. 그래서 그런지, 그때의 나는 아기보다는 내가 더 중요했다.


‘모유가 양이 안 되거나 아기가 별로 좋아하지 않으면 그냥 분유베이비하지, 뭐~’ 그렇게 가볍게 생각했던 내가, 하루 이틀 모유수유 시간이 늘고, 모자동실로 아기와 유대감을 쌓기 시작하면서… 결국 모유에 집착하게 된 순간이 찾아왔다.


시작은 모유수유클리닉이었다. 모유수유에 대해 전혀 공부하지 않았던 나에게, 그곳에서 모유의 장점과 수유의 중요성을 들려줬고 ‘최소 6개월은 먹여야겠구나’ 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런데 생각보다 점점 잘 나오지 않는 모유량을 보며 슬슬 걱정이 시작되었고, 작디작은 아기가 충분히 먹지 못한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리면서 모유에 대한 집착, 그리고 모성애가 동시에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미역국을 정말… 말 그대로,

해조류 못 먹은 귀신처럼 먹기 시작했다.

물도 하루 2리터씩 챙겨 마시고, 간식도 야무지게 챙겨가며 모유량을 늘리기 위해 애썼다.


유축을 해도 한두 방울 나오던 모유가 조금씩 늘어 40ml가 되었고, 당시 분유도 그 정도 먹던 통키에게 드디어 내 초유를 먹여줄 수 있겠구나! 하며 환호했던 그때.


나의 모유수유 고난길에 첫 번째 시련이 찾아왔다.


그것은 바로, 이유를 알 수 없는 전신 두드러기.

손등에서 시작된 두드러기가 밤새 전신, 심지어 머리통까지 번졌고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었다.


결국 응급실로 가서 주사를 맞았고 모유수유를 유지하고 싶다는 마음에 의사의 스테로이드 처방도 일부러 미뤘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쉽게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다. 3일째 되던 날, 두드러기는 눈꺼풀까지 번졌고 주사만으로는 진정되지 않아 링거에 복용약까지 먹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그간 피땀눈물로 만들어낸 초유를 유축해서 버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


먹이고 싶은데, 먹이지 못하게 하는 상황 속에서 나는 점점 더 모유에 집착하게 되었고…


그날을 시작으로 나는 수유하는 동안 매일을 눈물로 지새우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곧, 그 마지막 수유일대기를 풀어보려 한다.


돌이켜보면, 신생아 시절은 뭐든 다 힘들었지만 나에게는 모유수유 과정이 제일 힘들었다.


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을까.

이 여정이 이렇게까지 고독하고 눈물겹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