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컨디션이 안 좋습니다. 항상 피로하죠. 이는 대부분의 사람이 공유하는 세 가지 특징 때문입니다. 첫째는 영양불균형, 둘째는 거북목, 셋째는 시차증입니다.
먼저 영양불균형은 영양과다와 영양실조가 공존하는 상태입니다. <암의 스위치를 꺼라>의 저자는 세상에 알려져 있는 만 가지 병이 ‘세포의 기능 장애’라는 하나의 질병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 원인을 영양불균형에서 찾습니다.
“세포의 기능 장애에는 두 가지 원인만이 있다. 바로 결핍과 독성이다. 그러므로 질병의 원인은 두 가지뿐인 것이다. 세포에게 필요한 것이 너무 적어지거나 필요하지 않은 것이 너무 많아지거나. 모든 세포 기능 장애의 공통분모는 결핍과 독성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현대인은 몸속에 독소는 과다한 반면, 활력에 꼭 필요한 영양소는 부족한 상태라고 합니다. 이런 조건에서는 인슐린 저항성과 독혈증을 피하지 못해서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변하고, 부위에 따라 각종 질병에 노출됩니다. 활력에 마이너스가 되는, 안 좋은 식습관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입니다.
둘째는 거북목으로 인한 척추의 무너짐입니다. 목은 두뇌와 육체를 잇는 유일한 가교입니다.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두뇌는 고립되고 육체는 정상적인 명령을 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발버둥을 치기 시작합니다. 목이 왼쪽으로 기울어지면 오른쪽으로 골반을 뒤틀어서 균형을 맞추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고관절과 무릎은 다시 반대로 뒤틀립니다. 이 뒤틀림은 40대 이하 청년들의 70%가 겪고 있다고 합니다.
<아픈 사람의 99%는 목이 뭉쳐 있다>의 저자는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신경성’이라고 불리는 질병의 주요 원인을 목 뭉침에서 찾습니다.
“두통, 어지럼증, 불면, 자율신경실조증, 소화불량, 과민성 대장증후군, 역류성 식도염, 공황장애, 틱장애, 갱년기증후군, 우울증 등은 모두 신체의 부조화, 특히 ‘목 뭉침’에서 비롯된 질병입니다. 목이 굳어 있으면 정신도 우울해집니다.”
셋째는 시차증입니다. 이는 생체시계가 교란된 상태입니다. 생체시계는 인간의 수면 리듬을 형성하는 데 강력한 영향을 미칩니다. 수면 리듬이 엉망이면 불면증을 겪는데, <스탠퍼드식 최고의 피로회복법>의 저자는 “잠을 잘 못 잔 운동선수들의 두뇌는 뇌진탕 상태와 유사하다.”고 표현했습니다. 잠을 못 자면 ‘사람이 미친다.’고 표현할 정도로 힘든 것입니다. 이렇게 일상을 살아간다면 컨디션이 당연히 좋을 리 없습니다.
문명의 편리를 누리는 대가
현대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편리함을 공유하는 시대지만, 현대인의 컨디션은 최악입니다. 상관관계가 있겠죠? 영양불균형의 원인은 음식 때문입니다. 특히 ‘인공’과 ‘가공’ 그리고 ‘정제’라는 표현이 들어간 음식은 꼭 조심하셔야 합니다.
패스트푸드를 드시나요? 편리하고 맛있으며 가격도 저렴합니다. 바쁜 현대인에게는 최고의 친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음식이 몸에 좋을 리가 없습니다.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분들조차 경제적인 이유로 혹은 맛에 이미 중독된 채로 먹습니다. 그렇게 컨디션이 망가지면서 병드는 것입니다.
자세는 어떤가요? 왜 거북목이 생겼을까요? 독서할 때 자세가 안 좋은 것도 원인이라고 하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각종 스마트기기입니다. MZ세대와 잘파세대의 80%가 거북목 증후군이라고도 하니, 손에 들린 스마트폰은 정말 편리하지만 무섭습니다.
인간은 언제부터 시차증을 겪었을까요? 호모사피엔스의 생체시계는 본래 자전주기보다 조금 더 길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필연적으로 불면을 마주하기 마련입니다. 이것이 심각해진 것은 인공조명과 카페인이 등장하면서부터입니다. 밤에도 밝게 깨어있게 되면서 시차증이 극대화된 것입니다. 편리함과 고통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잠만 잘 자도 만사 OK!
숙면은 일상의 조율을 통해 만들어 낼 수 있는 최고의 작품입니다. 또한 식습관, 자세, 운동, 호흡, 스트레스 대처법 등 다양한 삶의 기술을 활용하는 종합예술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잠만 잘 자도 만사가 OK입니다. 반대로 생각해 만사가 OK면 잠을 잘 잔다는 뜻도 됩니다.
국제명상센터에 도착한 수행자들은 좌선 시간 동안 보통 5일에서 10일 정도 좁니다. 이에 큰 스님은 죄책감을 가지는 수행자들에게 마음 쓰지 말고 편하게 자라고 조언합니다. 잘 만큼 자고 나면 더 이상 졸지 않기 때문입니다. 잘 만큼 잤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것은 잠빚을 다 갚고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된 상태로, 컨디션이 정상으로 회복된 것을 말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음식 조절과 번뇌스러운 행동을 줄임으로써 경안輕安에 이르기를 권장하셨습니다. 몸과 마음을 안심시킬 때 주어지는 경안은 수행하기 좋은 상태이기에 성취가 용이합니다. 만약 공부하는 사람이 경안을 얻으면 공부가 쉬워질 것이고, 사업하는 사람은 사업이 잘 풀릴 것이며, 운동하는 사람은 승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은 만사와 연관이 깊습니다.
숙면을 연습하는 세 가지 단계
지혜를 세 가지로 나누면 문혜와 사혜 그리고 수혜입니다. 이는 배움의 단계로, 정보를 수집하여 이해하고, 사유를 통해 자기화하며, 공감된 부분을 삶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각각의 단계마다 지혜의 특성이 모두 다르기에 삼혜三慧라고도 표현합니다.
숙면을 회복하는 과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본래 인간은 태어났을 때부터 숙면이 당연한 존재였습니다. 그렇기에 새롭게 배울 점은 없습니다. 숙면에 방해되는 요소를 제거할 뿐입니다.
먼저 그 과정으로 우리가 수면에 대해 지니고 있었던 오해 세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첫째, ‘수면은 시간 낭비다.’
수면을 바라보는 관점은 인류의 역사를 따라 함께 변화했습니다. 본래 인간은 수면을 성스러운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꿈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거나, 자신이 섬기던 신과 접촉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산업혁명 시기가 되면 인간의 노동력이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합니다. 공장의 주인은 직원들에게 오랜 노동시간을 강요하는데, 이때 ‘수면은 죄악’이라는 생각을 주입시킵니다. 직원들의 마음에 수면에 대한 죄책감이 쌓이는 것입니다. 현대인들 역시 삶의 효율을 중시하면서 ‘수면은 시간 낭비’라는 개념을 지니고 있습니다. 수면에 대한 연구가 쌓이면서 최근 ‘하루 7시간 수면’이 주목받고 있지만, 여전히 수면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오해는 존재합니다.
둘째, ‘잠자다 깨면 좋지 않다.’
통잠은 좋은 것이고 분할 수면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본래 분할 수면이 당연한 동물이었습니다. 조명이 없던 시절에는 해가 지면 할 일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잠에 들었습니다. 이렇게 초저녁에 잠을 자면 해가 뜰 때까지 누울 수 없습니다. 오래 자면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프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소변이 마려워지기도 하니 자다가 깨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인공 수명이 생체시계를 교란하기 전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분할 수면의 패턴을 공유했습니다. 초저녁에 1차 수면을 한 후 맑은 정신으로 새벽에 일을 했고, 다시 2차 수면에 들었다 일어났으며, 3차 수면까지도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통잠이 좋다는 오해를 할 경우 분할 수면이 비정상적이고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아닙니다!
하루 7-8시간 수면을 기준으로 수면 패턴을 분석해보면 평균적으로 3주기의 수면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수면 패턴을 이해하는 것은 자신의 수면 시간을 디자인하기 위한 필수지식입니다.
잠에 드는 순간부터 깊은 잠에 빠지는 과정, 깊은 잠에서 빠져나와 꿈을 꾸기 시작하는 과정이 한 주기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3번 정도 반복한다고 하니 1주기는 대략 2시간 30분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패턴과 분할 수면을 연관 지어 생각해보겠습니다. “나는 잘 때 누가 업어 가도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실제로 흔들어도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를 목격하는데, 그 순간이 바로 깊은 잠에 빠진 상태입니다. 반면 옆에서 말하는 소리에 반응하여 대답하거나 깨어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바로 옅은 잠, 꿈을 꾸는 순간입니다. 그렇기에 밤에 자다가 자주 깨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티베트 꿈과 잠 명상>의 저자는 잠자는 시간을 수행의 시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 3주기 수면 리듬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깨어나기 쉬운 얕은 잠을 통해 꿈을 기억하고, 자각몽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혹시 자다가 자주 깨면 피곤하고 건강에도 안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숙면에 대한 연구결과를 메타분석해본 결과 수면의 질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1주기 수면이라고 합니다. 이때 성장호르몬이 분비되기에 방해 받지 않고 온전히 자는 것이 건강에 유리합니다. 하지만 2주기와 3주기까지 꼭 통잠을 자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셋째, ‘7시간 이상은 꼭 자야 한다!’
사람마다 적절한 수면의 시간은 모두 다릅니다. 똑같은 사람이라도 건강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적절 수면 시간이 계속 달라지기도 합니다. <3시간 수면법>의 저자는 매일 7시간 이상 자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는 관념을 비판하면서 숙면 공식을 언급합니다.
“수면 시간 × 수면의 깊이 = 수면량”
숙면은 시간의 양이 아니라 깊이, 수면의 질에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수면 리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1주기 수면의 질을 높이고, 부족한 수면 시간은 낮잠과 명상 등을 통해 부작용 없이 수면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잠을 무조건 많이 자야 한다는 관념에서 벗어날 때, 우리는 숙면의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