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공무원의 시각에서 본 충주맨의 퇴사

그럴 만도 하다

by 이우재

얼마 전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이 퇴사했다.


나도 가끔 유튜브에 영상이 뜨면 한번씩 보면서

영상 제작 센스와 트렌디함에 감탄을 하며 재밌게 봤었다.

영상에서의 그는 적당히 건방지고, 적당히 공무원스러우며

적당히 재미있게 영상을 만들었었다.

일반직 공무원으로서 그처럼 대중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는 이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공무원 사회에서 상징적인 존재처럼 보였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는 SNS를 하나씩은 운영한다.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이 주 플랫폼이지만 간혹 유튜브처럼 선 넘는(?) SNS 운영을 요구하는 상급자들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수많은 공공기관 SNS들은 정말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하고 100 이하의 조회수를 가진 채 조용히 죽어간다.

그런데 그것을 (거의)혼자서 살려낸 것이 김선태 주무관이었기 때문에 그의 능력은 굉장한 것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나 롯데 같은 대기업에서 팀 단위로 그정도의 성과를 냈어도 굉장히 우수한 인재들로 평가받으며 특별 인센티브를 받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 주어질 수 있는 인센티브란 남들보다 조금 빠른 승진과 그에 따른 아주 약간의 봉급 상승이 전부였다.

반대로 늘어나는 관심과 부담으로 인해 업무량과 업무 시간은 늘었ㄷ을 것이다.


김선태 주무관은 10년 차 6급 공무원이다.

10년 차 7급 공무원인 내가 봤을 때 그렇게 높이 올라간 것도 아니다.

승진이 빠른 지자체나 직렬 기준으로 봤을 때 10년차면 충분히 6급을 달 수 있는 연차다.

그에 비해 그의 나이는 87년생, 올해 마흔이다.

40세에 6급 10년차의 대우를 받고 있는 공무원은 셀 수도 없이 많고, 사기업으로 봤을 때에도 그리 메리트가 없는 대우와 봉급이다.

아무리 사회적인 관심과 온라인 상에서의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해서, 자유롭게 광고 수익이나 영리 활동을 할 수 없는 공무원이라는 신분은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고밖에 못 하겠다.


내 관점에서 김선태 주무관의 퇴사는 꽤 아쉬운 일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현실을 깨닫게 해 주었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에서 아무리 뛰어나봤자 얻을 수 있는 성취는 제한적이라는 것과

그렇게까지 잘하지 않아도 된다는 여유.

그렇게 거창하게 일하지 않아도 충분히 보상받으면서 일할 수 있다는 것과

그 안에서 나라나 시민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면서 보람 있게 직장을 다닐 수 있다는 것.


아마도 김선태 씨는 다른 곳에서 등장하더라도

좋은 영향력을 끼치면서 일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재능이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쓰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지만

그는 그렇지 않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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