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히스, 댄 히스>
“왜 변화는 항상 이렇게 어려울까?” 살을 빼겠다는 다짐은 매년 새해마다 사라지고, 회사의 혁신 프로젝트는 늘 시작만 거창하다가 흐지부지된다. 그런데도 가끔, 마법처럼 어떤 변화는 놀랍도록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곤 하죠. 도대체 그 차이는 무엇일까요? “스위치”는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선 책이다.
스위치는 변화의 메커니즘을 ‘세가지 요소’로 나누어 설명한다.
첫 번째는 이성적 사고를 상징하는 기수, 두 번째는 감성과 본능을 나타내는 코끼리, 그리고 세 번째는 이 둘이 움직이는 길이다. 간단히 말하면, 우리 머릿속의 기수는 게획과 논리를 따지며 방향을 설정하지만, 코끼리는 실제로 그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그리고 이 둘이 효과적으로 움직이려면 길이 명확하고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기수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계획하는 역할을 맡는다. 변화가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기수가 혼란에 빠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더 건강하게 먹겠다”라고만 정하면, 기수는 매일 다른 선택지를 둘러싸여 방향을 잃는다. 반면,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면 기수가 명확히 길을 찾는다. 예를들어, “저녁에는 반드시 샐러드를 먹겠다”라는 명확한 규칙은 기수에게 훨씬 쉬운 길을 제시한다.
두 번째, 코끼리는 감정과 동기 부여의 원천이다. 이성적 계획만으로는 변화가 오래가지 못한다. 변화에 성공하려면, 코끼리가 움직이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저자들은 감정을 자극하는 스토리와 강렬한 이미지를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책에서는 이를 “코끼리 자극이라”는 말로 요약한다. 예를 들어, 재활용을 늘리기 위해 단순히 데이터로 설명하는 대신, 버려진 프라스틱이 해양 동물들에게 어떤 피해를 주는지 보여주는 이미지를 제시한다면 코끼리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세 번째는 길이다. 아무리 기수와 코끼리가 준비되어 있어도, 길이 복잡하거나 햇갈리면 변화는 어렵다. 저자들은 변화의 길을 단순화하고, 불필요한 장애물을 제거하라고 강조한다. 좋은 사례로, 책에서는 미국의 한 병원이 감염률을 줄이기 위해 복잡한 규칙 대신 간단한 체크 리스트를 도입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 결과, 감염률이 놀랍도록 감소했다는 사실이 강조된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작은 변화를 통해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있다는 것이다. 이를 “밝은 점을 찾아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는데, 이미 잘 작동하고 있는 사례를 찾아내 이를 확장하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아이가 열악한 환경에서도 건강하게 자란다면, 그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무엇이 다른지를 찾아내어 이를 전체 시스템에 적용하는 식이다.
“스위치”는 단순히 개인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조직변호, 사회적 변화에도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원칙을 제공한다. 그래서 자기 계발, 경영전략, 공공정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 될 수 있다.
나는 오랫동안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고 살았다. 하지만 최근 나 자신의 변화된 삶을 돌아보며, 책 스위치에서 소개된 세 가지 요소—기수, 코끼리, 길—가운데 내 안에 원래부터 존재했던 요소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았다.
돌이켜보면, 나는 늘 변화에 대한 갈망을 품고 있었다. 내면의 코끼리, 즉 동기를 부여하는 감정의 원천은 오래전부터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갱년기와 코로나라는 삶의 큰 전환점이 찾아오면서, 나는 홀로 있는 시간 속에서 나만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막연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계획은 점점 구체화되었다. 아마도 이러한 계획을 쉽게 세울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일상 속에서 늘 업무를 계획적으로 처리해왔던 습관 덕분일 것이다. 또한 나의 꾸준함이라는 성격적 특징이 이 계획을 실천으로 옮기기에 더욱 적합한 기반이 되었다.
하지만 길이 없었다면 아무리 동기와 계획이 있었다 해도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과거의 나는 지나치게 바빴고, 시간적 여유와 경제적 안정이 부족했다. 이런 장애물들이 여전히 존재했다면, 나는 변화의 첫 걸음조차 내딛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 삶의 변화는 단지 이 세 가지 요소가 완벽히 갖추어졌기 때문일까? 생각해보면, 다른 이들 역시 동기가 부족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기수와 길은 어느 정도 존재할 것이다. 그렇다면, 동기가 없으면 변화라는 스위치는 절대 켜지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동기가 없어도 다른 요소들이 충분히 강하다면 스위치는 켜질 수 있을까?
지금 나에게는 기수, 코끼리, 길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며 내 삶의 큰 스위치를 켜게 해주었다. 이로 인해 내 삶은 이전보다 훨씬 밝아졌다. 이제 나는 이 환경 속에서 나의 변화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끊임없이 점검하고, 스스로를 성장시키며 더 넓고 풍요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기를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