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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책임, 그리고 나의 또 다른 시작

by 허당 써니

“돈은 바닷물과 같다. 마시면 마실수록 오히려 갈증만 늘어난다.” — 쇼펜하우어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마음 한가운데에 돌처럼 내려앉았다.
마치 지금의 나를 향한 말 같아서.

나는 지금, 또 한 번의 전환점에 서 있다.


‘의식주는 회사에서’ 살았던 20대

20대의 나의 첫 직장은 반지하 전셋집에서 시작했다.
부모님이 얻어준 그 공간은, 내 월급의 80%를 저축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줬다.
영업사원으로 시작한 사회생활은 어느새 ‘의식주는 회사에서’라는 나만의 생활이 되었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부모님께 전세 자금을 돌려드렸고, 결혼식 비용도 내 힘으로 감당했다.

결혼 후. 우리 부부는 모든 개인, 부부 행사를 생략했고, 일에만 몰두했다.

목표는 단 하나, '10억'.
내 인생의 첫 번째 경제적 마지노선이었다.

하지만 인생은 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내가 살던 전셋집에서 시작한 신혼집은 예기치 않게 나와야 했고, 남편과 나는 각자 본가로 흩어졌다.
6개월 후, 가진 돈을 긁어모아 공무원 아파트로 이사했다.
그게 우리의 새로운 시작이었다.


여자로서, 아내로서, 그리고 삶의 기둥으로서

나는 여성이었고, 아내였지만
무너짐 없이 가정을 세우는 ‘기둥’이 되기로 결심했다.

남편은 공무원(지금은 백수), 나는 영업직.
단순한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열정을 잃지 않았다.

그렇게 한 걸음씩 쌓아온 삶.
지금 나는 집 한 채, 오피스텔 하나, 그리고 계약금만 납부한 상가까지 갖게 되었다.
목표했던 10억의 두 배가 넘는 자산.
돌아보면, 이 모든 것은 돈을 좇아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일에 몰두한 결과였다.


동주코퍼레이션, 책임으로 시작된 새로운 이름

그리고 지금, 나는 '동주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처음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기존 회사의 사정으로 독립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직원들에 대한 책임감이 가장 컸다.

법인 설립 3주.
나는 매일 아침 달리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길이 정말 내가 원했던 길일까?"

정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내 자산의 120%를 담보로 사업할 장비를 구입했고, 자본금으로 수천만 원이 빠져나갔다.
매일 두려움과 불안이 나를 덮쳤다.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
50이 넘은 내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돈을 쫓던 나에게, 누군가 건넨 말 한 마디

며칠 전, 존경하는 한 사업가와 점심을 먹었다.
나는 그에게 솔직하게 말했다.

“대표님, 저는 지금까지 회사와 직원을 위해 일해왔습니다.
이제는 진정한 경영자가 되고 싶습니다.
대표님의 철학을 배울 수 있을까요?
딱 5번만 저와 점심을 함께해 주세요.”

그는 웃으며 말했다.

“써니 대표님, 당신은 늘 성실하고 초심을 잃지 않았죠.
제가 가진 모든 경험과 생각을 나누겠습니다.
당신이 잘되면, 저도 기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며칠간 나를 짓눌렀던 불안이라는 바위가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다시 나 자신을 긍정할 수 있게 되었다.
다시, 처음처럼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이제 나는 돈이 아닌, 의미를 좇는다

‘동주코퍼레이션’은 더 이상 돈을 위한 수단이 아니다.
이제 나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부자가 되고,
행복해지는 길을 걷고 싶다.

제품의 총판이 아니기에 예전 같은 마진은 적어지겠지만,
더 많은 사업을 유치하고 다양한 제품군을 도입할 수 있다면 승산이 있다.
그리고 나는 믿는다.
내 추진력, 성실함, 꼼꼼함이 이 회사를 이끌 수 있을 거라고.

내 목표는 명확하다.

앞으로 3년,
이 회사를 안정화시키고
진정한 경영자 수업을 받으며
직원들을 분사시켜 함께 성장하고,
모두가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

나는 이제 단순히 영업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이끄는 리더가 되고 싶다.


의미가 목적이 되면, 돈은 따라온다

쇼펜하우어는 말했다.
"돈은 바닷물과 같다.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이 더해진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돈이 목적이 되면 불안이 따라오고,
의미가 목적이 되면 돈은 따라온다.

지금 나는 의미 있는 길을 따라간다.
그 길의 이름은, ‘동주코퍼레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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