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 옆 유채꽃 9000평…강릉이 변했다
초여름 햇살이 부드럽게 내리쬐는 6월, 강원도 강릉의 사근진 해변이 예상 밖의 풍경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바다 옆으로 펼쳐진 유채꽃밭이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SNS 상에서는 “제주도 아니냐”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 꽃밭은 지난 2023년 해양수산부의 ‘국민안심해안’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50여 채의 무허가 건물이 난립했던 공간이었으나, 2024년 9월 철거 이후 친환경 녹지로 탈바꿈하며 전혀 다른 얼굴을 갖게 됐다.
강릉시는 현재 ‘경포3지구 녹지축 조성사업’을 통해 해안선을 따라 친환경 공원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번 유채꽃밭 역시 그 연장선에서 조성된 관광 자원이다. 해양 재해로부터의 보호뿐 아니라 시민 휴식처, 그리고 계절형 관광지로의 활용까지 목표하고 있다.
총 9000평 규모로 조성된 유채꽃밭은 올해 6월 말까지 관람 가능하다. 작년 시범 운영 당시 SNS와 지역 언론을 통해 입소문을 타며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었고, 올해는 본격적인 관광 상품으로 운영 중이다. 노랗게 피어난 꽃들과 동해의 푸른 수평선이 만들어내는 색채 대비는 사진 애호가들과 가족 단위 여행객, 연인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꽃밭 옆에 조성된 파스텔톤 방파제도 주목할 만하다. 분홍, 민트, 노랑 등의 알록달록한 색상이 어우러진 이 방파제는 전망대와 이어져 있어, 꽃밭과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포토존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자연과 인공미가 공존하는 그 독특한 풍경은 인증샷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근진 유채꽃밭을 찾는 관광객들은 인근 강릉 중앙시장과 성남시장도 함께 들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KTX강릉선과 ITX동해선 등을 이용해 당일치기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닭강정과 전병, 옹심이, 호떡 등 지역 고유의 길거리 먹거리 역시 함께 주목받고 있다.
알록달록한 여운, 꽃과 바다 사이를 걷다
시 관계자는 “기온과 강수량에 따라 유채꽃 개화 상태가 유동적이기 때문에 운영 기간은 상황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다”고 밝히며, “녹지축 사업이 본격화되면 유채꽃 외에도 사계절형 식생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때 난개발의 상징이었던 해변가가 친환경 관광지로 변모하면서, 강릉은 ‘바다와 꽃이 만나는 도시’라는 새로운 계절 정체성을 더해가고 있다. 여름을 앞두고 가족 여행지나 주말 나들이를 고민 중이라면, 더 멀리 갈 필요 없이 이 유채꽃밭에서 짧은 힐링을 즐겨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