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가 계속되는 요즘, 더위를 피해 찾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바로 경북 영천에 위치한 ‘영천와인터널’이다. 와인을 좋아하는 이들뿐 아니라, 이색 피서지를 찾는 여행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 급상승 중이다.
영천와인터널은 경상북도 영천시농업기술센터 부지 내에 위치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2009년 지역 와인 산업 홍보를 위해 문을 열었다. 이후 2023년 리모델링을 거쳐, 2024년 4월에는 젊은 세대 감성을 반영한 새로운 공간으로 재개장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가장 큰 매력은 터널 내부가 연중 16도 안팎의 온도와 70% 수준의 습도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길이 100m, 폭 4m의 아치형 터널 안은 와인 숙성에 적합한 조건을 갖췄을 뿐 아니라, 더운 날씨에 자연 냉방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시원한 와인 피서지’로 인기다.
감성·미각 모두 잡은 와인갤러리
터널 내부에는 ‘와인갤러리’가 함께 운영되고 있다. 영천 지역 14개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50여 종의 와인을 만나볼 수 있으며, 일부는 무료 시음도 가능하다. 시음 후 바로 구매할 수 있어, 여행의 여운을 와인 한 병에 담아가는 이들도 많다.
다양한 스타일의 국산 와인들은 초보자부터 마니아까지 두루 만족시키며, 특히 한국인 입맛에 맞춘 과일향 위주의 와인이 인기다. 곳곳에 놓인 와인 관련 도서들은 여유로운 분위기를 더하며, 이곳만의 감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SNS에서는 이곳을 ‘감성샷 명소’로 꼽는 이들이 많다. 아치형 조명 아래 와인을 들고 찍는 사진이나, 무드등이 비추는 벽면을 배경으로 한 포토존이 인기를 끌며 MZ세대 방문객도 늘고 있다.
포도 수확부터 와인 체험까지 한 번에
영천은 전국 최대 포도 주산지 중 하나로, 매년 여름이면 본격적인 포도 수확철을 맞는다. 이를 기념해 지역 와이너리들은 포도 따기 체험, 와인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농촌형 체험 관광’의 묘미를 선사한다.
2007년 와인산업 발전 선포식을 계기로 조성된 영천의 와인 산업은 현재 14개 와이너리를 중심으로 활발히 운영되고 있으며, 생산된 와인들은 국제 와인대회에서도 잇따라 수상하며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최기문 영천시장은 “과일의 고장 영천에서는 곧 포도 수확이 시작된다”며 “와인터널 방문과 함께 와이너리 투어에 참여하면 체험과 휴식, 맛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고 전했다.
영천와인터널과 와인갤러리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된다. 단체 체험이나 투어를 원할 경우, 영천와인사업단(054-339-7399)을 통해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뜨거운 여름, 시원한 터널 속에서 감성 가득한 와인 한 잔을 즐기며 색다른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지금이 영천을 찾을 적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