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 외돌개 인근, 단 5분이면 마주할 수 있었던 비현실적인 풍경이 있다. 검은 현무암 절벽에 둘러싸인 푸른 바다, 그리고 그 속에 숨어 있던 자연의 풀장, 황우지해안이 그 주인공이다. '황우지 선녀탕'이라는 애칭으로 더 잘 알려진 이곳은, 한때 해외 어느 열대 섬보다도 아름다운 천연 해수풀장으로 이름을 알렸다.
한국관광공사 및 비짓제주에 따르면, 황우지해안은 제주 외돌개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의 절벽 아래 자리하고 있다. 올레길 7코스의 시작 지점을 지나 좁은 길을 따라 내려가면, 고요한 만 형태의 해안이 드러난다. 이곳에서는 검은 바위와 푸른 바다, 그리고 멀리 문섬이 어우러진 경관이 펼쳐져 방문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황우지해안은 둥글게 감싸인 지형과 파도를 막아주는 돌기둥들 덕에 파도가 잔잔해 수영과 스노클링에 최적화된 장소로 평가받았다. 해조류와 작은 물고기들이 공존하는 생태 환경도 장점으로 꼽혔다. 바닷물이 자연스럽게 순환되는 구조라 수질도 맑고 청결하게 유지돼, 물놀이뿐 아니라 명상과 치유의 장소로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황우지 선녀탕’이라는 이름은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듯한 곡선 해안과 빛깔 덕분에 붙여진 것인데, 제주어 ‘황고지(무지개)’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SNS를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곳은 제주에서도 꼭 가봐야 할 여름 명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출입 통제 이후, 달라진 여행 풍경
그러나 2023년 7월 이후, 낙석 사고 우려로 인해 황우지해안은 전면 출입이 제한된 상태다. 서귀포시가 안전 조치를 취하면서 입구에는 경고문과 함께 출입금지 테이프가 설치됐고, 현재는 직접 해수욕이나 스노클링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이곳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잃은 것은 아니다. 많은 여행자들이 외돌개에서 시작되는 올레길을 따라 걷다가 문섬 전망대에 이르면 여전히 황우지해안을 조망할 수 있다. 사진으로 남기기에도 충분한 장관이 이어지며, 바닷바람과 함께 감성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지속적으로 전하고 있다.
자연이 만든 천연 해변 수영장을 보존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선도 많다. “사람의 발길보다 자연의 시간이 이곳을 지켜야 한다”는 말처럼, 출입 제한은 결국 황우지해안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대체 여행 루트도 충분히 매력적
현장 출입이 어렵게 된 지금, 여행자들은 외돌개를 중심으로 문섬 전망대, 새연교, 천지연 폭포 등 인근 관광지를 묶어 돌아보는 여행 루트를 즐기고 있다. 특히 문섬과 황우지해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는 여전히 인기 촬영 포인트로, 감성적인 풍경 사진을 담기 위한 방문이 꾸준히 이어진다.
향후 정밀한 안전 조사를 거쳐 재개방이 이뤄진다면, 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안내 아래 많은 이들이 황우지해안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조금 멀리서라도 이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자연이 주는 위로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