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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60명만 입장 가능한 '이곳' 예약 전쟁 예고

국내 3대 계곡

by 다닥다닥

국내 3대 계곡 중 하나로 손꼽히는 지리산 칠선계곡이 2025년부터 더 많은 이들에게 문을 연다. 수십 년간 하루 60명만 들어갈 수 있었던 이 원시 자연 속 공간은, 보존 가치를 유지한 채 탐방 기회를 넓히는 새로운 시도를 시작한다. 이미 자연애호가들 사이에선 예약 전쟁이 예고된 상황이다.

227_827_4532.png 칠선계곡 칠선폭포 - 국립공원공단

경남 함양군은 지리산국립공원 내 핵심 보호구역인 칠선계곡의 개방 확대를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25년부터 3년간 시범적으로 운영될 새로운 탐방 제도는 기존 4개월(69월)에서 6개월(510월)로 확대되며, 탐방일도 주 3일에서 주 5일로 크게 늘어난다.


칠선계곡은 7개의 폭포와 33개의 소(沼), 울창한 원시림이 어우러진 국내 대표 생태 절경지다. 그간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철저히 보호돼왔으며, 이런 점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더욱 신비로운 ‘닫힌 자연’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번 개방 확대는 여전히 제한된 탐방 구조 안에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실험하려는 취지로 진행된다.


탐방 인원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하루 60명으로 제한된다. 탐방객은 국립공원공단 누리집을 통해 사전 예약 후 가이드 인솔 하에 지정된 구간만 탐방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자연 보호를 우선시하기 위한 것으로, 무분별한 접근을 막고 생태계 균형을 지키는 데 목적이 있다.

227_828_4550.png 칠선계곡 - 함양군 블로그

가치 있는 불편함, 칠선계곡이 지닌 의미

함양군은 이번 시범 운영이 지역 경제 활성화와 보전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영립 함양군 산림녹지과 녹지공원담당은 “칠선계곡은 관광지를 넘어선 고유한 생태 가치가 있는 공간”이라며 “탐방객이 안전하게 자연을 경험하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칠선계곡은 천연기념물급 식생과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구역으로, 탐방 인원 제한은 단순한 통제가 아닌 생태계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기준으로 평가된다. 전문 가이드 동행을 유지하는 것도 단순한 안내가 아니라 생태 교육과 안전 관리를 동시에 수행하기 위함이다.

227_829_4725.png 칠선계곡 무명폭포 - 국립공원공단

이러한 탐방 방식은 최근 국립공원이 추구하는 ‘자연과의 공존 모델’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보호와 체험을 모두 고려한 운영이기 때문에, 자연을 사랑하는 이들 사이에선 ‘불편하지만 가치 있는 경험’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리산의 심장, 칠선계곡의 매력

총 길이 약 14km에 달하는 칠선계곡은 ‘지리산의 심장’으로 불린다. 거대한 암벽 사이로 떨어지는 폭포와 자연이 깎아 만든 바위 소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적인 감동을 준다. 특히 길목 곳곳에 숨어 있는 작은 폭포와 소들은 계절과 날씨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줘,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227_830_4814.png 칠선계곡 - 국립공원공단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채 살아 숨 쉬는 자연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사람보다 먼저 자연이 이곳을 지켜왔다는 사실을 체감하며, 숲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살아 있는 생태 교과서가 된다. 그래서 칠선계곡은 오랫동안 생태학자와 자연 탐험가들의 ‘성지’로 불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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