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도 잊게 하는 야간 산책 명소
밤공기마저 후텁지근한 한여름, 열대야 속 답답함을 날릴 수 있는 특별한 산책 코스를 찾고 있다면, 통영의 디지털 예술 명소 ‘디피랑’을 주목해볼 만하다. 자연과 예술, 기술이 하나로 어우러진 이곳은 무더위를 잊게 하는 야간 산책 명소로 손꼽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서 디피랑은 2회 연속 이름을 올리며 전국 야간관광의 대표 주자로 다시금 인정받았다. 빅데이터 기반 분석과 전문가·지자체의 추천, 현장 실사까지 거친 엄격한 절차를 통과한 결과다.
‘디피랑’은 디지털(Digital)과 통영의 동피랑, 서피랑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시간이 지나 사라진 벽화들을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한 공간이다. “지워진 기억을 디지털로 되살린다”는 콘셉트 아래, 옛 골목길의 감성과 현대 기술이 어우러진 전시로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다.
디피랑이 자리한 남망산은 높이 72m의 완만한 언덕으로, 통영 팔경 중 하나로 꼽힐 만큼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낮에는 산책길로 사랑받고, 밤이 되면 국내 최장 규모의 야외 디지털 테마파크로 변모한다. LED 조명, 홀로그램, 인터랙티브 콘텐츠들이 곳곳에 펼쳐지며 남해 특유의 풍경과 자개 예술, 민속 문화 등을 새로운 감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야경 따라 걷는 길, 통영의 밤이 특별한 이유
부산, 창원, 대구 등 인근 도시에서 접근성이 뛰어나 당일치기 여행으로도 충분하며, 여름철에는 야간 피서 명소로 특히 주목받고 있다. 낮보다 밤이 더 화려한 공간으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는 물론,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에도 적합해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경남관광재단은 2023년부터 디피랑을 중심으로 해외 팸투어와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해왔다. 이를 통해 통영과 인근 도시인 진주를 연결하는 새로운 야간 관광 벨트를 조성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더위가 본격화되는 7월, 피서지에서의 낮보다 더 특별한 건 오히려 밤일 수 있다. 남망산 언덕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바닷바람은 식어가고, 형형색색의 빛이 길을 이끈다. 열대야 속에서도 자연과 예술을 만나는 산책은 그 자체로 낭만적인 여행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