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시원한 바닷바람과 조용한 자연을 원한다면 경남 거제시 장목면 앞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 ‘이수도’가 해답이 될 수 있다. 번잡한 관광지와는 거리를 둔 이곳은 부모님과 함께 떠나기에 더없이 좋은 국내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거제시 공식 블로그를 통해 소개된 이수도는 전체 면적이 불과 0.399㎢에 불과한 소형 섬이지만, 자연 절경과 체험 활동이 어우러져 알차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시방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10분이면 닿을 수 있어 교통 부담도 덜하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이수도의 형상은 마치 날개를 펼친 학처럼 보인다고 해 ‘학섬’, ‘오리섬’ 등의 별칭으로도 불린다. 실제로 섬 곳곳은 새처럼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맑은 날엔 저 멀리 일본의 대마도까지 시야에 들어와, 외국에 온 듯한 색다른 감흥도 더한다.
이수도에서의 여정은 ‘섬 둘레길 걷기’로 시작된다. 섬을 한 바퀴 도는 해안 산책 코스는 약 2시간 정도 소요되며, 큰 오르막 없이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산책길 곳곳에는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과 휴식용 벤치가 마련돼 있어 가족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이다. 특히 동쪽과 남쪽 해안선은 해식애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아찔한 짜릿함을 느끼고 싶다면 ‘출렁다리’가 제격이다. 길이는 짧지만, 발아래 펼쳐지는 바다 풍경은 탁 트인 해양 전망을 감상하기에 충분하다. 다리를 건너면 자연 방목 중인 염소와 사슴이 등장해 어린이들에게도 특별한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이수도는 단순한 자연 경관뿐 아니라 역사 문화가 녹아든 섬이기도 하다. 고대 어촌 유물인 패총 유적과 구영등성, 구릉포성 같은 옛 성터가 곳곳에 남아 있어, 섬을 거닐며 조용히 문화유산을 접할 수 있다. 부모 세대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한 발견을 안겨주는 공간이다.
또한, 이수도의 바다는 조용하고 맑아 해양 레포츠에도 적합하다. 낚시, 카약, 패들보드 같은 가벼운 활동부터, 해안가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며 어촌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까지 운영되고 있다. 섬의 규모는 작지만, 체험의 깊이는 남다르다.
부모님과 함께라면 현지 민박집에 머물며 소박한 저녁 식사 후 별빛 아래 바다 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여유도 누려볼 만하다.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은 세대 간 진심 어린 대화를 이끌어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수도는 상업시설이나 유명 리조트가 없는 대신, 조용한 풍경과 진짜 섬마을의 삶을 느낄 수 있는 ‘숨은 보석’ 같은 여행지다. 반나절 또는 1박 2일의 일정만으로도 일상에서 벗어난 쉼을 제공하며, 부모님은 물론 연인, 혼자만의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도 이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