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소박한 정취 속 따뜻한 온기
처음 대만을 떠올렸을 때, 나는 막연한 이미지 몇 개만을 가지고 있었다.
연인의 나라라는 선입견, 중화권의 일부라는 피상적인 인식.
하지만 직접 대만을 여행하면서 그 모든 생각이 얼마나 얕은 것이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대만은 파스텔톤 무지개처럼 다채로운 매력을 품고 있었다.
대만을 걷다 보면 소박하고 고즈넉한 풍경이 펼쳐진다.
골목골목 퍼지는 흙 내음, 풀 내음, 그리고 어디에서든 쉽게 만날 수 있는 맛있는 음식들.
무엇보다 가장 큰 매력은 대만 사람들의 따뜻한 미소였다.
낯선 여행자에게도 거리낌 없이 말을 걸고, 길을 안내해 주는 그들의 친절함 속에서 대만이라는 나라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처럼, 대만은 내게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겨울이 온화하고 맑은 하늘이 반기는 곳
대만은 11월부터 3월까지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적고 맑은 날이 많다.
비가 자주 내리는 타이베이도 이 시기에는 비교적 쾌청한 하늘을 자랑한다.
따뜻한 겨울을 찾는 여행자라면 이 시기가 최적의 여행 시즌이다.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지닌 대만이지만, 적어도 겨울 동안은 걱정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환전과 결제, 현명한 준비법
대만에서의 원활한 결제를 위해서는 몇 가지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국내 시중 은행에서 대만 달러를 취급하는 곳이 드물기에, 인터넷 환전을 통해 공항지점에서 수령하는 것이 좋다.
혹은 주거래 은행의 체크카드를 이용해 해외 현금 인출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만에서는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적이다.
대형 마트, 백화점, 쇼핑몰, 아웃렛 등에서는 VISA, Master, Amex, JCB 등의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뒷면에 서명이 반드시 되어 있어야 하며 여권의 영문명과 동일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대만의 시간, 그리고 언어
대만의 시간은 한국보다 1시간 느리다.
여행 중 현지인들과 더욱 가까워지고 싶다면 짧게나마 현지어를 사용해 보는 것도 좋다.
“안녕하세요”는 ‘니하오(你好)’, “실례합니다”는 ‘부하오이스(不好意思)’, “고맙습니다”는 ‘씨에씨에(謝謝)’라고 한다.
단순한 인사말이라도 현지어로 건넬 때, 대만 사람들의 얼굴에 번지는 따뜻한 미소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미식의 천국, 대만
대만에서 음식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중화권에서도 으뜸으로 손꼽히는 대만의 딤섬.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단연 샤오롱바오(小籠包)다.
한입 베어 물면 뜨거운 육즙이 가득 차오르는 그 맛은 대만을 다시 찾고 싶게 만든다.
해산물 요리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만 답게 싱싱한 해산물을 활용한 요리가 많다.
뉴러우몐(牛肉麵), 훠궈(火鍋), 그리고 달콤한 망고 빙수까지! 무엇보다 대만의 미식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야시장이다.
곳곳의 야시장에서 샤오츠(小吃, 간단한 요리)를 맛보는 것은 여행의 필수 코스다.
밤새도록 떠들어도 모자랄 만큼 다양한 음식들이 즐비한 곳.
거기에 가격까지 저렴하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중화권이지만 다른 매력을 가진 나라
대만은 홍콩이나 중국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조용하고 깨끗한 거리, 소박한 풍경,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
처음엔 익숙지 않던 이 모든 요소들이 여행을 마칠 즈음에는 오히려 가장 그리운 것들이 된다.
대만은 자극적인 화려함이 아니라, 잔잔하고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곳이다.
사람이 가장 큰 매력인 나라
대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음식도, 풍경도 아닌 ‘사람’이었다.
어느 여행에서건 사람이 사람에게 받는 감동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대만에서 만난 사람들은 순박하고 따뜻했다.
거리에서 만난 고양이와 강아지조차도 이곳의 정서를 닮은 듯 순하고 여유로웠다.
이처럼 소박한 따뜻함이 가득한 나라. 어쩌면 그것이 대만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일지도 모른다.
대만의 대표 도시들
타이베이(台北) : 대만의 수도이자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 마천루와 전통시장이 공존하는 곳.
가오슝(高雄) : 대만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중요한 산업 도시. 아름다운 항구가 매력적이다.
언제 가야 할까?
대만은 연중 내내 여행하기 좋은 나라지만,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춘절(2월 초) : 중국식 설날로, 거의 모든 상점과 음식점이 문을 닫는다. 숙박비가 급등하고 교통이 혼잡해지는 시기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음력 7월(일반적으로 양력 8월 말~9월 초) : ‘유령의 달(Ghost month)’이라 불리며, 대만 사람들은 이 시기에 여행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관광객에게는 여행 경비가 저렴해지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최적의 여행 시즌(10월~11월) : 맑고 화창한 날씨가 지속되는 시기. 대만을 가장 아름답게 즐길 수 있다.
편리한 교통과 접근성
대만은 교통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어 여행하기에 편리하다.
타오위안 국제공항을 비롯해 네 개의 국제공항이 있으며, 한국에서 인천공항 기준 약 2시간 30분이면 도착한다.
대만 곳곳으로 가는 교통도 잘 발달해 있어 도시 간 이동도 수월하다.
마지막으로, 대만이라는 인연
처음에는 그저 연인의 나라라 생각했던 대만.
하지만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쯤, 대만은 내게 따뜻한 기억으로 자리 잡았다.
소박한 골목, 맛있는 음식,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온기.
그렇게 대만과의 인연은 운명처럼 시작되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