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처럼 피어나는 봄, 함안에서 만나는 낙화놀이와 9경
봄바람이 살랑일 때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스며든다.
꽃놀이 명소는 많지만, 이왕이면 특별한 곳을 찾고 싶지 않은가?
벚꽃 아래에서 마시는 커피도 좋지만, 밤하늘 아래 흩날리는 불꽃을 감상하는 경험은 더욱 강렬하다.
바로 경남 함안의 낙화놀이가 그런 곳이다.
이 전통 불꽃놀이는 마치 밤하늘에 꽃잎이 흩날리는 듯한 장관을 선사한다.
덕분에 함안은 이제 국내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까지 끌어들이는 명소가 되었다.
낙화놀이와 함께, 함안 9경을 따라가며 이곳의 역사와 자연을 만끽하는 특별한 봄 여행을 떠나보자.
함안을 유명하게 만든 ‘낙화놀이’
함안 낙화놀이는 부처님 오신 날, 무진정 연못 위에서 펼쳐지는 전통 불꽃놀이다.
길게 늘어뜨린 낙화봉 하나하나에 불을 붙이면, 불꽃이 바람을 타고 연못 위로 흩어진다.
마치 꽃잎이 물 위를 부유하는 듯한 신비로운 광경이 연출되며, 두 시간 가까이 지속되는 불꽃 향연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이 전통은 조선 선조 때 한강 정구가 군민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일제강점기 동안 중단되었다가 1985년 복원되었으며, 2008년에는 경상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2023년부터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어 더욱 체계적인 관람이 가능해졌다.
올해도 무진정에서 다시 한번 불꽃이 피어오를 예정이다.
함안 9경, 구경 가세!
낙화놀이를 보기 위해 함안을 찾았다면, 이곳의 숨은 명소들도 놓쳐서는 안 된다.
함안 9경을 따라 걷다 보면, 이곳이 단순한 축제의 도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자연과 역사, 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함안의 진짜 매력을 만나보자.
제1경 말이산고분군
가야 시대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말이산고분군은 2km에 걸쳐 거대한 봉분들이 줄지어 있는 곳이다. 가야 왕들의 무덤이 자리 잡고 있으며, 함안박물관과 함께 방문하면 아라가야의 찬란했던 역사를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특히 능선을 따라 걸으며 마주하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다.
제2경 악양의 꽃길과 노을
강둑을 따라 펼쳐지는 꽃양귀비(5월), 코스모스(9월), 그리고 둔치에 핀 구절초가 감성을 자극하는 곳이다. 새벽이면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해 질 녘이면 악양루에서 바라보는 노을이 여행의 낭만을 더한다.
제3경 입곡군립공원의 단풍
사계절 아름답지만, 가을이면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곳이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 하늘거리는 나뭇잎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여행자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제4경 무진정의 사계
낙화놀이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한 무진정은 사계절 내내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 연못 위에 그림처럼 자리한 정자는 오래된 세월을 품고 있으며, 주변의 나무들이 계절마다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제5경 연꽃테마파크의 아라홍련
고려 시대 연꽃을 직접 볼 수 있는 곳. 2009년, 성산산성에서 발굴된 700년 된 연 씨가 발아하여 다시 피어난 아라홍련이 장관을 이룬다. 연못을 따라 걷다 보면 마음까지 차분해지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제6경 강나루생태공원의 청보리
넓은 초록빛 들판이 펼쳐지는 곳으로, 봄이면 청보리가 바람에 일렁이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산책하기에 좋고, 사진 찍기에도 완벽한 장소.
제7경 장춘사의 산사풍경
신라 시대 무량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장춘사는 아담하지만 깊은 역사를 품고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마음의 평화를 느껴보자.
제8경 합강정과 반구정의 해돋이
낙동강에서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는 명소. 특히, 반구정에서는 남지철교와 들판을 배경으로 환상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작가들이 사랑하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제9경 대평늪의 늪지식물
우리나라에서 늪지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유일한 곳이다. 다양한 수생식물과 철새들을 만날 수 있어, 자연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힐링 장소가 될 것이다.
봄날, 함안에서 특별한 순간을 남겨보자
함안은 단순히 낙화놀이 하나로 유명해진 곳이 아니다.
이곳에는 역사가 있고, 자연이 있고, 사계절마다 변하는 특별한 아름다움이 있다.
말이산고분군에서 가야의 흔적을 더듬어 보고, 무진정에서 낙화놀이의 환상적인 불꽃을 감상한 후, 악양루에서 노을을 바라보는 하루라면 어떨까?
이 모든 순간이 모여 함안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올봄, 함안에서 당신만의 인생 샷을 남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