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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알주꾸미 먹으러 어디로 갈까?

서천 동백꽃 주꾸미 축제, 봄날의 미각과 풍경을 동시에

by 다닥다닥

3월,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이 슬슬 기지개를 켠다.


어느 봄날, 입맛도 기분도 살아나는 여행지를 찾다 보니 귀가 솔깃해질 만한 소식을 들었다.


충남 서천에서 동백꽃과 주꾸미가 동시에 절정을 맞이하는 봄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이름하여 ‘서천 동백꽃 주꾸미 축제’.

서면개발위원회

이 얼마나 감각적인 조합인가.


꽃과 바다, 그리고 그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제철 주꾸미까지.


듣기만 해도 벌써 봄이 오롯이 느껴진다.


이 축제는 봄철 별미인 주꾸미와 서천의 대표 관광지 동백정의 동백꽃 개화 시기를 절묘하게 맞춰 개최된다.


단순히 ‘볼거리, 먹거리’로만 정의하기엔 조금 아쉬울 정도로, 오감이 동시에 즐거워지는 경험들이 축제 곳곳에 숨어 있다.


특히 천연기념물 제169호인 마량리 동백나무숲은 꼭 들러야 할 포인트다.


이곳은 500년 넘게 뿌리내린 동백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매년 3월이면 붉은 꽃을 흐드러지게 피운다.


수백 그루의 동백나무 아래, 꽃잎이 흩날리는 풍경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황홀하다.

FSTVL_202501130418588463.jpg 마량리동백나무숲 - 서천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그곳에서 조금만 걸음을 옮기면 마량진항이 나온다.


이곳은 서천 어민들이 알이 꽉 찬 주꾸미를 직접 조업하는 현장이다.


해마다 봄이 오면 어선들이 분주해지고, 갓 잡아 올린 주꾸미로 항구는 바다 냄새와 고소한 향으로 가득해진다.


이 시기의 주꾸미는 특히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쫄깃한 식감이 뛰어나 미식가들 사이에선 ‘봄철 별미’로 손꼽힌다.

FSTVL_202501130418587652.jpg 마량진항 - 서천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그런 주꾸미를 축제장에서 바로 맛볼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축제장에 마련된 먹거리 장터에서는 주꾸미 숙회, 주꾸미 볶음, 주꾸미 샤부샤부 등 다양한 메뉴가 즉석에서 조리돼 나온다.


바다를 배경 삼아 따끈한 주꾸미를 한입 베어 물면, 그 고소하고 짭조름한 맛에 봄이 입안 가득 번지는 기분이 든다.


뿐만 아니라, 이 축제는 단순한 시식의 즐거움을 넘어서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돼 있다.

FSTVL_202501130418586111.jpg 주꾸미 - 서천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가장 인기 있는 체험은 단연 ‘어린이 주꾸미 낚시 체험’이다.


작은 바닷물 수조에서 아이들이 직접 주꾸미를 낚는 체험이다.


참여비는 13,000원이지만, 아이들에겐 직접 잡은 주꾸미를 보는 기쁨이 그 이상의 가치로 다가온다.


웃음꽃이 만개한 어린이들의 얼굴을 보면, 부모들도 덩달아 흐뭇해진다.


또한, 동백정 선상 낚시 체험도 운영된다.


실제 어선에 올라 직접 낚시를 체험해 볼 수 있다.


바다 위에서 낚싯대를 던져보는 경험은 도심에서 쉽게 할 수 없는 색다른 체험이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전통놀이 체험 마당이나 동백나무숲 보물 찾기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다.


단순한 놀이가 아닌 자연 속에서 가족 간 유대감을 다질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된다.

d80cfb61-617b-4647-8196-98995001f079_5.jpg 주꾸미축제 - 한국관광공사

축제 기간 동안에는 셔틀버스가 운행돼, 마량진항에서 동백정까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자동차 없이도 축제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여행자에겐 큰 장점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팁. 축제장 한편에 마련된 특산물 판매장에서는 서천의 대표 먹거리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건어물, 젓갈, 김, 한산 소곡주까지 주꾸미로 입을 즐겁게 한 후엔, 지역의 풍미를 가득 담은 기념품도 챙길 수 있다.

FSTVL_202501130418584380.jpg 주꾸미 - 서천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이 축제는 단순히 ‘먹고 즐기는’ 수준을 넘어,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기회다.


주꾸미 먹물에는 타우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피로 해소와 성인병 예방, 심지어 암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봄철 환절기에 기력 떨어지기 쉬운 요즘, 축제장에서 주꾸미 한 접시로 몸속 에너지를 충전해 보는 것도 좋다.


축제 일정을 여유 있게 잡았다면, 서천의 대표 관광지들까지 함께 둘러보는 일정도 추천한다.

920_TRSRCN_202502260307581221.jpg 마량리동백나무숲 - 서천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국립생태원이다.


세계 각국의 생태 환경을 그대로 재현한 이곳은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기에 그만이다.


이국적인 식물과 생물들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자연에 대한 흥미와 배움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또한 신성리 갈대밭도 빼놓을 수 없다.


바람결 따라 출렁이는 갈대의 물결은, 도시에서 지친 감성을 말끔히 씻어주는 듯한 풍경을 선사한다.


이곳은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들러야 할 ‘감성 스폿’이다.

920_TRSRCN_202501080739019000.jpg 신성리갈대밭- 서천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서천 동백꽃 주꾸미 축제’는 자연과 미식, 체험이 고루 어우러진 서천의 봄 종합세트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일부 체험은 유료(13,000원)로 운영되지만, 그 이상의 값어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2025년 3월 15일부터 30일까지, 마량진항과 동백정 일대에서 펼쳐지는 축제는 해마다 수많은 여행자들의 발걸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 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서천'이라는 이름을 떠올려보자.


주꾸미와 동백꽃이 환하게 웃으며 기다리고 있다.


당신이라면 어떤 방식으로 이 축제를 즐기고 싶은가.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혹은 혼자만의 봄날 미식 여행으로도 좋다.


이 봄, 서천에서 기억에 남을 특별한 하루를 보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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