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비치진도에 왔다
산책길이 잘 되어 있다길래 기대가 되었다
어제저녁 산책이 하고 싶었으나
진도까지 오는 길이 멀기도 했는 데다
오자마자 인피니티퓰을 즐긴 가족들은
저녁을 거하게 먹고 하루를 접었다
아쉬운 마음에 홀로 아침 산책길을 나왔다
역시나 너무 좋다
기대 이상이다
전부 바다라 그런지 탁 트인 뷰가 그동안 열대야로 답답했던 마음과 밀린 승진 그리고 회사의 자잘 구리 한 일들까지 전부 위로해 주는 듯했다
너무 자잘 구리 한 일들에
그리고 이미 다 지나간 일들에 연연하지 말라며…
적절히 끼어있는 해무는 지나가는 모든 산책러들의 카메라를 꺼내 들게 했다
둥둥 떠있는 부표들이
예쁜 핀으로 머리를 곱게 단장한 바다 같다
레게머리 같다고 생각하며 연신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데 그 옆에 사운드로 오감 하나를 더 채워주는 통통배가 왔다 갔다 한다
순간,
맞다. 이것도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고 일자리다
치열하게 새벽부터 나와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나는 또 그 모습이 아름답다고 느끼고 있다
알 수 없는 감정이 들었다
이 감정이 뭘까
이번 여름휴가엔 이 감정을 느낀 것만으로도 구체적으로 형용할 수는 없지만 성장을 한 느낌? 이랄까
그래도 참 예쁘네
다시 한번 양식장의 레게머리 핀들을 찍어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