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아이와 추억
이제 둘째 출산까지 2달 정도 남았다. 부모도 경험이 중요하구나. 첫째 때와는 다르게 매우 차분하다. 그때는 출산 준비를 위해 이것저것 별 제품을 미리 구비해 놨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없다. 태어날 때 입힐 옷 하나 사놨다. 카시트도 유모차도 안 샀는데 막상 첫째를 경험해 보니 서두를 필요가 없는 물건들이다. 아기 잘 곳도 없긴 한데 그것만 당근 알람 설정을 해둔 상태다. 최근 3주 동안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숨 쉬기도 힘들었는데 이제 조금 여유가 생겼다. 이제부터 출산 전까지 윤우와 잊지 못할 추억들을 많이 만들 예정이다.
최근 회사에서 친한 선배와 대화를 나눴다.
"너네 첫째 둘째가 딱 우리 두 딸들이랑 터울이 같다. 난 그게 너무 아쉬워."
"뭐가 아쉬운데요?"
"첫째가 가장 사랑스러운 시기를 둘째를 키우느라 놓친 것 같아서 미안하고 아쉬워."
그 말을 들으니 뭔가 윤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2살도 안된 아이가 동생이 생긴단 이유로 엄마 아빠의 관심에서 멀어진다는 게 참 슬픈 일이다. 과거 18개월이 어땠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지금이 너무 귀엽다. 어눌한 발음으로 말을 다 따라 하는데 참 놀랍고 신기하다. 엊그제까지 눈 맞춤이 안되느니 웃질 않느니.. 했던 걱정이 어이없을 정도로 활기차고 밝다. 고집이 좀 많이 생기긴 했는데 그 또한 사랑스럽다.
최근 윤우는 거절을 참 잘한다. '엄마, 아빠'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뱉는 단어는 '아니야' 다.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니야 아니야"를 반복하는데 어제는 참 웃긴 일이 있었다. 옆에서 나란히 잠을 자는데 자꾸 눈을 감으면서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를 외친다. 뭐가 아픈가? 왜 그렇지?
"윤우야 무슨 일이야?"
아무 반응이 없다. 그리고 잠시 뒤척이더니 베개 위치를 옮기고 만족스럽다는 표정과 함께 "되다~"이러면서 미소 지은체 잠이 들었다. ㅋㅋㅋㅋㅋㅋ아 정말 말도 안 되는 귀여움이다. 내 자식을 키워봐야 느낄 수 있는 행복이다. 밥을 먹기 싫다고 할 때 조금 힘들긴 한데 그래도 다른 애들보다는 잘 먹는 편이라 다행이다. 밥을 먹을 때 부모 입장에선 빨리 먹여주고 싶다. 그렇지만 윤우는 스스로 먹고 싶어 한다. 스스로 스스로 병에 걸린 상태라 뭐든지 혼자 하려고 한다. 혹시나 우리가 간섭을 하게 되면 분노를 하면서 "아니야!!!!!!!!!!!!!!!!!!!!!!!!!!! 아니! 야!ㅇ! 얀야!!!!!!!!"를 외친다. 엄마 닮아서 그런지 성량이 좋다.
둘째가 태어나기 전까지 윤우의 하루하루를 전부 기록하고 싶지만 의지대로 되진 않는다. 내 나약함 때문인 것 같긴 한데 내 나름 핑계가 있다. 교대 근무를 예상보다 오래 하게 되면서 체력도 많이 갈렸고 정신없는 일상을 반복하다 보니 진짜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 없는 시간을 최대한 짜내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려 하는데 마음과는 다르게 내 눈과 손은 휴대폰을 보고 있다. 3명이 보내는 얼마 안 남은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않기 위해 그리고 훗날 오늘을 기억하며 윤우와의 추억을 하나라도 더 남기기 위해 내 피로 걱정보다 희생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