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식사
엄마, 아버지를 위해 저녁상을 차렸다
조율시이, 홍동백서는 무시하고 그냥 보기 좋게 올렸다
좋아하시던 인절미와 참외도 소담하게 담았다
편하게 드시라고 의자도 놓고 시간도 넉넉하게 드렸다
가신 지 50년, 30년 된 두 분이
환갑 며느리가 차린 밥상에 나란히 앉았다
늙은 막내가 술을 올리며
살아서 못한 인사를 처음으로 해 보았다
저를 낳아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두 분이 물린 밥상에서 늦은 저녁을 먹는다
아내와 아들은 살찔까 봐 걱정이라는데
흰 쌀밥에 쇠고기 탕국이 달기만하다
음복주 한 잔에 눈물이 찔끔,
보고 싶은 건지 행복한 건지 헷갈리는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