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시
달이 어스름히, 그럼에도 밝게 빛날 때
달빛을 받아 유난히도 반짝이던
하나의 구슬 같은 것.
그 구슬 위로 물방울이 몽글몽글 맺힐 때,
나는 문득 깨닫는다.
내가 그 물방울의 출발인 비구름이었다는 걸.
유난히도 쓰리다.
또다시, 비구름이 되어버렸구나.
분명 내가 원한 구름은
몽글몽글한 가을의 구름이었는데
한여름의 먹구름이 되어버렸구나.
그곳엔 사실,
이미 가뭄 따윈 없었는데.
그래, 이번엔 기다려야지.
다른 구름들처럼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수분을 날리고,
언젠가,
몽글몽글한 봄 구름이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