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시
한없이 고요하던 땅 위로 진동이 스며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 중계진의 “창문이 흔들립니다”라는 말이 들려왔다.
그 짧은 문장은 하나의 거대한 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벌써 네 번째다.
똑같은 쇳덩이가 다시금 우리의 땅을 박차고 올라 머리 위로 슝슝 날아가 버렸다.
조금의 산소와 등유의 연소로 펌프를 돌려 더 많은 산소와 등유를 집어넣고,
강한 압력으로 연소하며
뒤로 하얗고 붉은 연소 가스를 뱉어내며
위로, 또 위로 올라가는 그 모습은 정말로 섹시하다.
검은 하늘을 배경으로 붉은 덩어리는 어느새 저 높은 곳의 작은 붉은 점이 되었다.
짧은 시간 동안 폭발적으로 산소와 등유를 태우며 이 땅을 박차고 치솟아
머리 위의 점들 사이에 몇 명의 친구들을 보내고
끝내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
작디작은 나사 하나, 부품 하나들이 모여
맥주캔처럼 얇은 원통형 몸체를 이루고,
그 아래 네 개의 커다란 주둥이를 달고,
그 위로 더 넓은 주둥이들을 또 달고,
다시 작은 주둥이를 얹고,
맨 꼭대기엔 별들의 친구를 이고 있는 녀석.
어쩌면 경제 논리로는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그런 몽상적인 현실의 꿈같은 친구.
그래서인지 나는 오늘 행복하다.
저런 멋진 놈을 만드는 나라의 국민이어서.
인류는 언제나 비합리적인 도전을 해왔다.
머리 위 검은 곳으로 나아가며
그 속에서 우리의 시작인 태양과, 너무 일찍 헤어져버린 친척 같은 별들을 만나고,
유한한 우리의 시간을 좇아가는 것—그것이 인류 발전의 길이었다.
거대한 주류 사상들이 충돌하던 시대에 한 지도자는 이렇게 말했다.
“쉬웠다면 우리는 달로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 말처럼, 나는 언젠가
나와 내 친구들이 손자와 나란히 앉아
달로 다시 가기 위해 노력했던 우리나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길 바란다.
저 검은 곳을 우리 힘으로 닿을 수 없다면
언젠가 밝게 빛날 기술들을 잃어버리고 말지도 모른다.
그러니 저 단단한 쇳덩어리를 올려다보라.
정말 설레지 않는가.
0에서부터 무한히 큰 수까지
쉼 없이 내달리는 육중한 덩어리를 보라.
꿈꿔라.
우리의 집, 우주를 만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