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전 일지-1
나의 생각은 부산이 도심 제조업 중심에서 아파트의 도시로 바뀌었다는 데서 출발한다. 그렇다면 이게 왜 문제가 되는가. 제조업은 사람이 일하는 공간으로서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즉, 일을 통해 경제적으로 이득을 취하며 도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산업이다. 하지만 현재의 산업 구조는 진공 상태로 몰락한 기존의 제조업 잔재만이 부산을 위태롭게 지탱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산업이 제조업 잔재를 완전히 부숴버리든, 새롭게 만들어내든, 어떠한 방향으로 대체할 것인지를 제안하는 데서 시작하려 한다.
어떠한 말들로 나의 생각을 말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나의 생각이라는 본질보다 커지는 것이 성장이라면, 어쩌면 나는 성장을 위한 후퇴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산과 바다를 공간적 배경으로 삼아 부산의 지역성을 가진 회복과 연속의 공간을 만들고 싶다. 이를 논리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도구로서 제조업의 몰락과 산업의 진공을 주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몇몇의 논문을 읽어본 결과, 단순한 일자리의 부족으로 인한 인구 이동은 2016년 이후 둔화된 특성을 가진다고도 분석한다. 그렇다면 부산의 청년 유출은 왜 발생하는가. 나는 아직도 부산의 근본적 원인이 협소한 도심지에서의 아파트 중심 개발 정책으로 인한 산업시설의 이탈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좋은 생각이 담긴 글을 읽을 때 이런 표현을 쓴다.
“글 맛있네.”
최근의 나의 글은 미원을 지나치게 뿌린 더부룩한 맛임을 자각하고 있다. 그런데 졸업전 제안서와 졸업전 자료들은 정말로 맛있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거창하게는 하나의 담론으로서 부산을 때리고 싶다. 내가 존경하는 교수님은 그런 말을 하셨다. 여러분이 졸업전에서 새롭다고 하는 것들, 다 1960년대 이전의 공간론자들이 해봤던 거야. 이 말에서 용기가 생긴다. 뭘 하든 기초가 있다는 것이니 망할 이유도 없다. 여러 개를 섞어서 새로운 맛을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