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일상적인 배출행위로써 포대자루 4개가 의류수거함으로 배출되었다. 배출된 내용물은 옷가지와 가방들이다. 주인은 없다.
아니, 없어졌다.
대략 한 달 전 내 곁에서 호흡기를 떼고, 스스로 호흡하길 간절히 기도하던 아들을 떠나갔다. 그렇게 일상에서 기억으로 전환되었다.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해왔기에 그 역할들을 메우기 위해 지난 한 달여를 뛰기도 걷기도 했지만 나에게 남는 건 더욱 큰 빈자리들 뿐이었다.
느닷없이 걸려온 누나전화에서부터 이별까지의 시간은 너무나도 길며, 짧았다. 어쩌면 병원에서 첫 만남부터 거기 없었으니까. 다행히도 나의 지역으로 친구들과 여행도중 발생한 일이었기에 온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쩌면 막내를 그리워하며 찾아온 거라 나는 믿기로 했다. 사실 그전날 내려가려 했지만 바쁘단 핑계로 가지 않은 게 사무치게 아쉽다.
그때라도 병원으로 데려갔다면 조금이라도 더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예전에 어떤 절에서 자기가 일찍 죽을지도 모른단 소식을 듣고 왔다던 그 모습에 그런 말 말라며, 다그치던 순간이 기억에 남았다. 절에서 막는 방법이라며 은수저 세트를 가져온 모습에 그걸로 라도 맘을 달래고 건강하자던 말을 했었다.
어쩌면, 은수저 따위로 막을 운명이 아니었을지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을 나의 엄마로 보낸 내 사랑 숙씨 많이 보고 싶고 그립지만, 나는 아직 너무나 어리고 미숙하기에 더욱 커서 천천히 만납시다. 그때는 밝은 빛을 가지고 날아갈 테니 새로운 세상에서 난 당신을 자식으로 만나고 싶습니다.
의료기술이란 게 발전되었다 하여도 가는 이를 배웅하는 건 아직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나 봅니다. 모든 독자들은 그런 기억 없이 살아가길 새해에는 행복이 가득하길 빌어 봅니다. 머나먼 땅에는 오늘도 시위대와 정부가 충돌하고 있는데, 부디 그들에게도 전지전능하신 절대자가 정말로 존재한다면 평화를 생명을 내리 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