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자르와 알코르

새벽시

by 봉킹

미자르가 알코르를 떠난 지 62일이 되던 날의 오후였다.


알코르는 미자르가 남기고 떠난 많은 것들을 정리했고, 때로는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때로는 너무 큰 빚이 있었고, 생각보다 많은 것을 남긴 것 같기도 했다. 다행히도 알코르는 어린 나이에 많은 경험과 지식을 품고 있었다.


미자르의 빚을 쥐고 있던 이는 알코르에게 “조금만 주면 해결해 주겠다”라고 달콤하게 속삭였다. 그 말을 믿고 갚으려 하자, 이번엔 그 말이 잘못된 것이라며 압박을 가했다. 다행히 알코르는 쌓아온 지식을 바탕으로 증거 자료를 모았고, 중재 기관의 도움을 받아 합리적인 방식으로 미자르가 남긴 것들을 지켜낼 수 있었다.


알코르는 굳이 미자르의 모든 것을 정리해야만 하는 유일한 별은 아니었다. 따지자면 그는 아직 적색거성이 되기 전, 주계열성으로 들어서기 직전의 별이었다. 하지만 알코르는 성단의 다른 별들을 사랑했고, 지혜를 믿으며 미자르의 남은 것들을 품으려 했을 것이다. 그렇게 어려운 일들은 1월이 지나며 갈색왜성의 한편으로 빛과 함께 소멸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알코르가 주계열성으로 들어가기 위한 하나의 시험뿐이었다.


알코르는 그 시험을 치르고 돌아와 긴 낮잠에 들었다. 시험과 긴 고민이 끝난 탓인지, 62일 동안 보이지 않던 미자르의 모습을 꿈에서 만났다. 하지만 그는 너무도 어린 알코르의 모습이었다. 여전히 물질적인 요구만 하고 있었다.


“엄마, 나 학교 왔다 갔다 하는데 너무 추워요. 회색 차 사주세요.”


오랜 긴장을 끝낸 알코르는 꿈에서라도 다시 철없는 아들로 돌아갈 수 있었다. 어쩌면 그 꿈은, 알코르가 그토록 원하던 세상 물정 모르는 막내아들로서의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


시간은 흐르고 시계는 제각기 다른 리듬으로 시간을 그린다. 그렇기에 어떤 시계가 어떤 시간에 멈출지는 한낱 인간 따위가 알지 못한다. 우리 주위의 누군가의 시계가 언제 멈출지 모르기에 우리는 항상 사랑해야 한다.


그렇지만 나는, 없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