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명의 주민이 사는 어느 마을이 있었다. 그 마을에는 큰 경기장 겸 야외 공연장이 하나가 있었고 나는 그 무대에서 노래를 불렀다.
나의 노래는 라디오를 타고 마을 곳곳으로 생중계가 되었으며 스타디움에 모인 주민들은 모두 나를 사랑하는 팬들이었다.
주민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으며 오전부터 시작된 공연은 정오가 되어서는 막을 내려야만 했다. 박수와 호응으로 나를 맞아주던 이들은 일제히 뒤로 돌아 스타디움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고 나는 팬들에게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며 약속을 외쳤다.
라디오는 꺼지고 나는 주민들을 위해 마을 밖으로 나섰다.
내가 사랑하는 이 마을에는 수백 명의 주민이 산다. 이 주민들은 모두 영혼이 없는 인형이었고 그들은 언제나 정해진 시간에 맞춰 정해진 행동을 하도록 만들어졌다. 그것은 마녀의 저주였다.
그러나 내가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하는 동안에는, 비록 그 호응과 박수도 정해진 행동이었지만 나의 소리는 어딘가에 잡혀서 갇혀있는 그들의 영혼에까지도 닿았다. 나는 매일 같은 노래를 부르며 그들을 위로했다. 꼭 너희들의 영혼을 찾아서 되돌아오겠다고.
매일 정오, 마을의 인형들의 영혼과의 연결이 끊어지고 정해진 행동에 따라 각자의 공간으로 되돌아갈 때 언제나처럼 혼자가 되는 나는 마을을 나서서 그들의 영혼을 찾아다녔다.
"얘들아 내가 약속할게 꼭 너희들의 영혼을 찾아서 되돌아올게."
각자의 집으로 보내져 낮잠에 든 인형들의 머리맡에는 라디오가 놓여있고 그 라디오에서는 나의 노래가 쉼 없이 흘러나온다. 그들에겐 희망이 되는 그 노래, 하지만 이미 사라져 버린 나의 존재를 숨기려는 마녀의 희망고문이 든 노래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