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하늘로부터 한 줄기 빛이 떨어졌습니다. 사람들은 태양이 죽어간다 생각하였고 깊은 근심에 빠졌습니다. 가장 큰 근심을 갖고 있던 이는 모든 식물 요정을 대표하는 므나프라 여왕이었습니다.
세상의 식물들은 빛 없이는 살 수가 없었고, 식물들이 죽으면 수많은 요정들도 그와 함께 생명을 다할 운명에 처했던 것이지요. 므나프라 여왕은 떨어진 한 줄기의 빛을 주워 차가운 돌로 만든 함에 보관하며 이를 다시금 태양으로 쏘아 올릴 이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때 돌처럼 보이는 한 소년이 다가와 자신이 빛줄기를 들고 태양을 향해 가겠다 말을 하며 나타났습니다. 므나프라 여왕은 그가 누구인지를 물었습니다. 소년은 대답했습니다.
"저는, 지금은 메말라버린 깊은 바닷속 조약돌에서 태어났습니다. 평생을 깊은 바닷속에서 살았는데 하늘에서 한 줄기 빛이 떨어진 날, 그 열기에 그만 제가 살던 바다가 말라버렸습니다. 저는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과 바닷속 친구들을 모두 잃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여왕은 이번에는 어떻게 태양에 빛줄기를 다시 돌려둘 것인가를 물었습니다. 소년은 대답했습니다.
"태양이 질 무렵, 지평선에 앉아 휴식을 취할 때에 빠르게 달려가 빛줄기를 다시 묶도록 하겠습니다."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하던 여왕은 마침내 소년에게 차가운 보관함을 주면서, 소년이 그 속에 든 빛줄기를 다시 태양에 묶어둘 것을 허락하였습니다.
빛줄기가 든 보관함을 받은 소년에 므나프라 여왕의 궁전에서 나와 해가 지는 땅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그곳은 소년의 집이 있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메마른 바다는 이따금씩 보이는 물 웅덩이와 쩍쩍 갈라진 땅, 하얗게 굳은 소금을 통해 그곳이 바다였음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소년은 지평선을 향해 쉼 없이 걸었습니다. 해가 땅에 질 때까지 소년은 걷고 걷고 걸으며 또 걸었습니다. 하지만 태양이 지평선에 걸터앉아 쉬는 때가 올 때까지도 소년은 지평선에 닿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태양은 지평선 너머로 숨어버렸고 너무나 약이 오른 소년은 지평선의 끝을 보기 위해 높은 곳으로 올라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소년은 구름과 바람, 공기 요정을 부르며 자신을 하늘 높은 곳까지 올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돌에서 태어난 소년을 하늘 높은 곳까지 데려다줄 수 있는 요정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바람 요정이 말하기를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거인에게 부탁해 하늘로 던져달라고 하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소년은 바람 요정을 따라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거인을 찾아갔습니다.
소년은 거인에게 말했습니다. "안녕 거인아? 나는 지금 므나프라 여왕님의 명을 받아 태양을 찾아가고 있단다. 하지만 어려움에 처해 너의 도움을 받고자 바람 요정의 안내를 받고 이렇게 왔어."
"무슨 부탁인가?" 거인이 대답했습니다.
"나를 높은 하늘로 던져줄 수 있겠니?"
소년의 부탁에 거인은 자신의 손바닥 위에 소년을 올리고 들어 본 뒤 하늘을 한 번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평소라면 가능하다. 하지만 나는 지금 더위에 지쳐 그것이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혹시나 내 힘이 부족해 네가 중간에 떨어지면 나는 미안하여 눈물을 쏟다가 세상에 홍수를 일으킬 것이다."
거인의 말에 소년은 빛줄기 보관함을 들어 보이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 보관함은 세상에서 가장 차가운 돌로 만든 므나프라 여왕님의 보관함이란다. 빛줄기를 옮기는 내가 그 열기에 화상을 입지 않도록 빛줄기와 함께 하사해 주셨지. 하지만 네가 나를 던져준다면 이 보관함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 빛줄기는 내가 꺼내서 두르고 이 차가운 보관함을 줄 테니 대신에 나를 꼭 좀 하늘을 향해 던져주렴."
거인은 보관함을 받아 들고는 흡족한 얼굴로 대답했습니다. "나는 이제 덥지 않다. 너를 한 번에 하늘 높은 곳까지 던져주겠다."
거인은 하늘을 향해 소년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너무 세게 던진 탓인지 소년은 하늘 깊숙한 곳에 박히고 말았습니다. 하늘에 박힌 소년은 그제야 볼 수 있었습니다. 지평선에는 끝이 없다는 것과 그리고 태양은 여전히 따뜻하고 밝다는 것을. 소년은 안심을 하며 눈을 감았습니다. 그 뒤로 세상엔 달이 뜨기 시작했고 달은 파도를 움직이며 바다를 그리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