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앞바다에는 기억 저편의 인어가 살았다. 그녀는 언제나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그 어느 누구도 그녀의 존재를 떠올리지 못했다. 그녀는 언제나 꼬리만 바닷물에 늘어뜨리고는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는 노래를 흥얼거렸는데 그 노래는 멀리 있는 사람들의 귓가에도 맴돌며 그들의 마음에 추억과 그리움을 불러일으켰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전부였지만 어떤 사람들은 작은 깨달음을 얻기도 하였다.
'내가 오늘 누리는 이 기쁨은 살아서나 죽은 뒤에도, 그리고 죽은 이후의 삶에서도 다시는 만날 수 없는 한 번뿐인 순간이구나.'
반갑고 그리운 사람들의 얼굴도 그와 같았다. 우리는 미처 헤어짐을 떠올리지도 못하고 만나 서서히 길들여지지만 작별의 순간은 반드시 오고야 만다. 그리고 그 작별의 순간은 사그라드는 정이 되어 우리는 아쉬워하다가도 다시금 서로를 잊게 된다.
누구의 기억 속에도 남을 수 없었던 기억 저편의 인어는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도 슬퍼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잊혀짐의 서글픔을 알기에,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영원히 잊혀지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서 말이다.
우리는 추억된다. 고로 존재한다. 우리는 잊힐 때 영영 사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대가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언젠가 우리는 웃는 얼굴로 다시 만날 것이다.
화알짝 열린 하늘의 나라에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