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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면 Apr 04. 2024

꽃샘추위

차가운 물로 손을 씻고

차가운 물을 마셨습니다


발끝까지 시린 느낌에

떠난 추위를 떠올립니다


그때는 우리 모두 추워 

서로의 온기라도 없으면 죽을 것만 같았는데


갑작스러운 봄 기운

완연한 거리에 분홍 꽃비가 내리고


누군가의 마음은 얼어붙어

아직도 녹을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슬픔은 하등 관계 없다는 듯

차가운 물보다 시린 낙화의 계절이 또 왔네요


신발장에도 남은 봄의 흔적이

일상에 채도 높은 점을 찍고


여섯 장의 꽃잎으로 하고 싶은 말

줄이고 또 줄이다 보면


차가운 물이 증발합니다

차가운 물은 뜨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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