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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면 Mar 31. 2024

종이학

제 속을 파먹었다 진부한 속앓이였다


여위어가는 나를 보며 

너는 공간의 춤을 춘다


세모 정사각형 마름모 

죽은 개구리와 탁란


앞 다리를 두 번 꺾어 머리를 들고

뒷 다리를 한 번 꺾어 꽁지깃을 세운다

날개를 펼치고도 날지 못하는 너를 얹는다


천 마리째, 드디어


세면대 위에 내려앉는 축사

천 번째 고요한 열매 

천 캐럿 물방울 보석에 숨어버린 유령의 시선


아몬드

그냥 그렇게 죽어버릴까


고백하자면, 종이가 되고 싶었지 

학이 된다는 약속을 살갗에 꾹꾹 눌러 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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