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2 15 일

2학년 겨울방학

by Chris Paik 백결

오늘은 주일 예배 이후 바로 짐을 싸서 영주로 내려왔다. 사실 이번에도 할머니 집에 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그동안 할머니 집에 너무 안 가고 맨날 혼자 집에 남겠다고 한 것 같아 그냥 따라갔다. 게다가 설날이기도 한지라 안 가기가 좀 그랬다.

출발하기 전에 스카에 잠깐 들렀다. 명절에도 약국 이모네 집에서 공부하기 위해 스카에 두고 다니는 수학책을 챙기기 위해서였다. 근데 율이가 영주로 가는 동안 차에서 봐야 한다고 스카 간 김에 태블릿 넷플릭스에 약한영웅 오프라인 저장을 해오라고 심부름시켰다. 아 놔…

찬유랑 체스를 두려고 체스보드를 가져갔는데 영주에 도착하고 물어보니 내일 아침에 온다고 했다. 그래서 할아버지랑 체스판 뒤에 있는 바둑판으로 오목을 뒀는데 할아버지가 엄청 좋아하셨다. 내가 자꾸 막판 하자고 했는데 자꾸 첫수를 두시면서 새로운 판을 시작하셔서 약간 지치기도 했다.

저녁을 먹고 내가 혼자 체스판으로 복기를 두고 있었는데 할머니랑 할아버지가 오셔서 내게 체스를 가르쳐달라고 하셨다. 두 분은 체스의 ㅊ도 모르시는 체린이들이셔서 난 체스를 장기에 비유해가며 쫄(폰), 차(룩), 말 대가리(나이트) 등의 행마법을 30분 동안 설명했고, 그렇게 할머니는 방을 나가시고 할아버지는 어려우니 그냥 오목이나 두자고 하셔서 다시 할아버지랑 오목을 뒀다. 경로당에 있는 다른 노인들은 오목, 바둑, 장기를 안 두고 맨날 화투만 쳐서 할아버지는 지금까지 경로당에 잘 안 가셨다고 하셨다. 할아버지가 이 휴대용 체스보드를 너무 좋아하시고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시길래 내가 그냥 이 보드를 여기에 놓고 가겠다고 했는데, 할아버지께선 됐으니 그냥 가져가라고 하셨다.

이레 누나가 성인이 되자마자 쌍수를 하셨단다. 그래서 그게 이번 설 우리 가족들의 장안의 화제였다. 시간이 좀 지나고 이레 누나가 외삼촌과 함께 할머니 집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우리는 다 같이 그 얼굴을 관찰했다. 다들 이뻐졌다, 이뻐졌다 하는데 아직 붓기가 덜 빠져서 그런가,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이레 누나는 몸만 성인이고 정신은 아직 잼민이인 게 분명하다…!

저녁엔 걸어서 이모 집에 와서 공부를 좀 하다 잤다.

[4. 나와 다르다고 느꼈던 친구는 누구야?]

오산에서 서식하는 그분(묻고 더블로다가 스윗남 한 분 더) ㅋㅋㅋ 딱히 친구는 아니긴 한데, 이야 쉽지 않으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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